[쿠키 영화] 뛰고 또 뛰고, 구르고, 떨어지고…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은 짜릿함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영화 ‘런닝맨’이 관객과 만난다.
‘런닝맨’은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이십세기 폭스가 메인투자를 맡은 첫 번째 한국영화이자 배우 신하균의 첫 액션 영화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영화는 어린 나이에 아빠가 돼 고등학생 아들을 가진 철부지 아빠 차종우(신하균)가 콜 차량 운행 중 시체로 발견된 손님을 발견하고 살인 용의자로 지목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과거 ‘도망전문가’로 불렸던 차종우는 번뜩이는 재치로 온갖 위기를 모면하며 쾌감을 선사한다. 카체이싱은 물론이고 마트 카트를 타고 내리막을 질주하는가 하면 웬만한 높이의 건물에서는 대책 없이 뛰어내린다. 멋진 착지나 기술도 없다. 온 몸으로 부딪히고 아파하며 ‘액션 스타’가 아닌 ‘보통 사람’의 액션을 선보인다.
고소공포증이 있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신하균은 온 몸을 던졌다. 몸 사리지 않은 액션 연기 탓에 갈비뼈가 부러지는 사고도 있었지만 그의 연기는 영화 속에 팔닥팔닥 살아 숨 쉰다.
범인도 아닌데 쫓기는 설정이 다소 설득력이 부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극 초반 그가 보여주는 한층 높아진 목소리톤과 철없는 행동들은 ‘차종우라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도록 관객을 설득시킨다.
또 그의 이런 모습은 극 후반에 드러나는 부성애와 대조되며 관객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다. 국정원, 경찰, 킬러에게 쫓기는 도망자이지만 아들에게 만큼은 떳떳하고 싶은 아빠의 깊은 마음은 액션이 전부인 줄 알았던 이 영화에 기대치 못한 선물로 다가온다.
팝콘영화로서의 제 몫은 다해내지만 다양한 에피소드의 나열은 매끄럽게 이어지지 못해 영화의 흐름을 끊기게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또 이러한 아쉬움은 127분이라는 긴 러닝타임과 맞물려 액션 영화임에도 늘어지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4월 4일 개봉.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