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전은 이미 공개된 것이고 타임지의 보도는 최근의 정세를 고려한 정보성 차원으로 보이지만, 한반도의 긴장 상태가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비전투원 후송 작전’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한국에 있는 미국 시민을 일본으로 대피시키는 작전이다.
이 보도에서 타임지는 “‘커레이저스 채널(Courageous Channel·용기있는 항로)’은 케이블TV 같은 곳에서 나오는 새로운 권장사항 같은 것이 아니다”라며 “주한미군이 정기적으로 행하고 있는 ‘비전투원 후송 작전’의 훈련 이름”이라고 전했다.
‘커레이저스 채널’은 1994년 1차 북핵 위기 이후 주한 미국대사관과 주한미군은 NEO를 숙달하기 위해 실시하는 정기훈련의 이름이다. 천안함 사태가 일어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 2010년 5월에는 한반도에 전쟁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는 신호를 국제사회에 줄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우리 정부와 미국 국무부의 협의를 거쳐 예정돼 있던 ‘커레이저스 채널’이 취소되기도 했다.
우리나라 해병대는 지난해 6월 10일부터 8월 3일까지 55일 간 창설 이후 최초로 미국 하와이에 소대급 전투부대를 파견해 한·미 연합 및 다국적군 연합훈련인 ’12년 환태평양훈련(Rim of the Pacific·RINPAC)에 참가, 여기서 가상 NEO 작전을 수행하기도 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 관계자는 최근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 “현 시점에서 NEO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타임지는 “훈련 대상자들은 3일 분량의 음식과 물, 30일 분량의 의약품, 100~200달러의 현금 등 대피 시 가져와야 할 것들과 기르는 애완동물과 관련해 해야할 것들 등을 배우게 된다”고 설명했다. NEO에서는 애완동물은 엄연히 가족의 일원이며, 사람이라고 절대 대피의 우선 대상이 될 수 없다.
NEO와 관련 훈련의 세부 내용은 지난 2011년 8월 공개된 위키리크스 문서를 통해 처음 확인됐다.
위키리크스 전문에 따르면 NEO는 ‘비행대피(fly-away)’와 ‘운항대피(sail-away)’라는 두 가지로 계획으로 크게 나뉜다.
비행대피는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일본 오키나와의 가데나 기지나 후텐마 기지로 미국 국민들을 수송하는 작전이며, 운항대피는 전국 각지의 미국인을 철도를 이용해 부산에 집결시킨 후, 선박을 이용 일본으로 대피시키는 것이다.
전쟁이 일어날 경우 용산 등 미군기지에 총 18개의 집결지와 대피통제소(Evacuation Control Center)를 설치하고, 몰려든 대피 희망자 가운데 이에 해당하는 사람을 선별해낸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 내 미국인 약 15만 명. 이같은 대규모 인원을 일거에 대피시키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기 때문에 주한미군의 배우자와 자녀 등 직계가족과 군무원, 정부 관료 등이 1순위다. 이들은 비행대피 계획 대상이다.
다음으로는 기타 미국 시민권자고 마지막이 미국 시민권자의 직계가족으로 이들이 운항대피 대상이다. 이때 한국군이 제공하는 열차를 이용해 부산으로 향한다.
지난해 3월 주간동아는 NEO 프로그램을 실제로 가동하는 것은 상황이 매우 극단적으로 번졌을 경우에 한한다고 전했다. 1994년 당시 백악관과 국무부는 각국 대사관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항공편을 예약해두던 시점까지도 NEO를 가동하지 않았다는 것.
관계자들의 회고록에 따르면 섣불리 NEO를 가동할 경우 위기를 심각하게 증폭시킬 수 있음을 충분히 염두에 뒀다. 이는 만에 하나 한반도 전쟁 발발이 현실적인 우려로 떠오르는 경우에도 미국이 NEO를 먼저 가동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며, NEO 가동 여부로 한반도 위기상황의 심각성을 가늠해보려는 시도는 그다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