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헬스클럽을 벗어나 봄바람을 맞으며 운동하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 계절이다. 라이딩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자전거부터 꺼내들게 된다. 이때 가장 손쉽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출퇴근길에 하는 라이딩이다. 건강도 챙기고 기름 값, 환경 문제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매년 이맘때면 ‘자출사(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 족들이 크게 늘어난다. 하지만 출퇴근길의 라이딩은 주말에 즐기는 자전거 드라이브와는 다르다. 특히 열악한 도심 환경에서는 허리와 무릎이 받는 충격이 크기 때문에 울퉁불퉁한 노면은 피하고 1시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자전거 전용도로 갖춰진 곳에서 타고 1시간 넘지 말아야= 자전거 타기는 건강에 좋은 유산소 운동이면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출퇴근길에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를 만만하게 생각했다간 척추 관절 건강에 무리가 갈 수도 있다. 주말 근교에서 즐기는 라이딩과는 달리 도심에서는 여러 가지 방해요소가 많기 때문에 자전거를 탈 때 주의할 점이 많다.
우선 출퇴근길에 자전거도로가 조성돼 있지 않고 울퉁불퉁한 노면이 많다면 오히려 건강을 해치기 쉽다. 고도일 고도일병원 병원장은 “열악한 도심 환경에서 자전거를 장시간 타면 목과 어깨, 허리, 무릎, 발목 등에 직접적으로 나쁜 영향을 준다”며 “척추와 척추 주변 근육이나 인대에 충격이 바로 전해지면서 급성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자전거를 탈 때 짐은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좋다. 출퇴근 시에는 등에 멜 수 있는 백팩이나 어깨에 걸치는 크로스백을 메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짐이 많아 가방 무게가 무거울수록 허리나 무릎에는 부담이 많이 간다. 자전거를 타기에 노면 상태가 좋지 않은 도심에서 가방 무게까지 무거우면 허리, 무릎뿐만 아니라 목이나 어깨 등에도 이중으로 충격이 전해진다.
부상의 위험을 막기 위해 보호 장비도 갖추도록 한다. 출퇴근길에 자전거를 탈 때는 복장의 제약 때문에 보호 장비를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도심에서는 차량 통행량이 많고 도로 사정도 좋지 않아 부상의 위험이 큰 만큼 보호 장비는 필수다. 특히 헬멧은 반드시 착용하고 장갑도 쿠션이 있는 것을 착용하면 핸들을 잡을 때 미끄러지지 않고 손바닥이나 손목의 통증을 줄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코스의 도로 사정이 나쁘면 라이딩을 포기하는 편이 여러모로 낫다. 가장 바람직한 방식은 자전거 전용도로가 잘 갖춰진 곳에서 1시간을 넘지 않는 것이다. 자전거를 타는 자세도 중요하다. 주로 안장의 높이에 따라 부담이 되는 부위와 통증 정도가 달라진다. 자전거의 안장이 너무 높으면 허리를 구부리게 되면서 허리와 목 어깨에 통증이 올 수 있다. 안장이 낮으면 무릎이 제대로 펴지지 않아 무릎과 발목에 무리가 간다. 핸들은 팔꿈치를 가볍게 굽혔을 때 잡히는 것이 적당하다. 자전거를 같은 자세로 오래 타면 손목과 발 어깨에 통증이 올 수 있기 때문에 핸들을 잡을 때는 지나치게 힘을 주지 않고 쉴 때는 손목과 어깨를 스트레칭으로 충분히 풀어준다.
◇허리디스크 있으면 자전거 타다 오히려 증상 악화돼… 척추관협작증엔 도움= 이처럼 몇 가지만 지킨다면 건강하게 출퇴근 라이딩을 즐길 수 있지만 피해야 하는 사람도 있다. 일반적으로 자전거 타기는 허리 건강에 좋은 운동으로 꼽히지만 허리디스크 환자들에게는 오히려 해롭기 때문이다.
고도일 병원장은 “자전거를 탈 때는 허리를 활처럼 굽힌 채 타야하기 때문에 척추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눌려 허리디스크 증상이 심해진다”며 “특히 한쪽 엉덩이에 지속적으로 통증이 느껴지면 허리디스크일 수 있는 만큼 즉시 중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에게는 자전거가 유익하다.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눌렀을 때 통증이 나타나는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숙이면 척추관이 넓어지면서 신경을 압박하고 있던 것이 일시적으로 풀려 통증이 완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시 노면이 평평하고 탄력이 있는 자전거 전용 도로에서 적당한 시간 탔을 때만 해당되는 얘기다.
만약 자전거를 타다가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가 저리거나 힘이 빠지고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척추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이런 경우 바로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단을 받도록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