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대리점주에게 폭언을 퍼붓는 전화녹음 파일에 대한 국민일보 쿠키뉴스의 최초 보도(2013년 5월 4일 오후 5시51분)로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남양유업 대리점 사장이 그동안 벌어져 온 기형적 행태를 폭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대리점 사장은 남양유업이 ‘밀어내기’ 관행으로 입금에 난색을 표하는 대리점 측에 “장기를 팔아서라도 입금해라”라는 식의 충격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고, 유통기한 당일자의 제품을 해당일에 납품하는 엽기적 행태까지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남양유업 대리점을 10년 동안 운영하고 있다는 김대형씨는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제품을 주문하지 않았어도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물건을 주는 행위인 ‘밀어내기’가 1, 2박스면 이해를 하는데 주문을 하지 않아도 50박스, 심지어는 10배 이상의 물량을 보낸다”며 이같은 파문의 근본적 원인을 알렸다.
굳이 익명을 거부하고 실명 인터뷰를 원했다는 김씨는 “당일자 제품을 넣을 때도 분명히 있다. 당일자 제품을 거래처에서 어떻게 진열을 하나. 그냥 받는 순간에 거의 폐기하거나 주변분들한테 미안하다 그러면서 나눠준다”고 밝혔다.
즉, 유통기한이 5월 6일인 제품을 5월 6일에 납품을 받으라고 강요하고, 대리점은 거래처에 넘길 수도 없으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납품을 받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대리점들은 매월 손해를 감수해가며 운영해 올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김씨는 “대리점마다 차이는 있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한 달에 약 1000만원 정도의 손해를 보면서 지금까지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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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저도 많이 싸워도 보고, 담당한테 제가 울면서 ‘사금융을 쓰면서 너희한테 입금을 시킨다’ 제가 정말 그런 식으로도 얘기를 해 봤는데 전혀 들어주지 않았다”며 “오히려 좀 비아냥 거리는 목소리로 ‘네가 그렇게 대리점 할 능력이 안 되는 것 같으면 팔고 나가지 뭐하러 계속하냐’는 식의 대화가 더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0월쯤 남양유업 담당 팀장과 통화를 하면서 ‘장기라도 팔아서 입금을 해야 되겠냐?’고 하소연을 하니 주저 없이 ‘그럼 장기라도 팔아서 입금하세요’라고 하더라”라며 구체적인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김씨는 “(거래가 끊기면) 권리금이 매몰된다”며 “권리금이라는 게 저희 전 재산인데 그걸 못 받게 되면 더 힘들기 때문에 그냥 계속 이어져 왔다”며 대리점들이 악순환을 끊고 싶어도 끊을 수 없었던 사정을 알렸다.
그는 ‘남양유업만의 문제인가’라는 질문에 “지금 이 일을 10년 정도 하고 있는데 주변 유제품 회사를 정말 잘 안다. 하지만 정말 갑 중의 갑은 남양유업”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굳이 실명인터뷰를 원한 이유에 대해 “남양유업한테 당한 모욕과 수치심을, 또 가정 피해를 정말 당당하게 말하고 싶었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곽규택)는 지난 3일 검사와 수사관을 서울 남대문로 남양유업 본사와 일부 대리점으로 보내 압수수색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압수수색은 남양유업 대리점 피해자협의회가 지난달 초 “남양유업이 수십년전부터 각 대리점에 부당하게 물품을 떠넘기고 있다”며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김웅 대표이사 등 총 10명을 상대로 고소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으며, 여기서 검찰은 남양유업이 우유대리점들에게 제품을 배당한 서류와 회계장부, 보고문서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압수물을 분석한 뒤 조만간 회사 관계자 등 관련자들을 소환할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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