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음식에 있어 육류, 해산물류 그리고 치킨, 오리고기와 같은 공(空)류까지 육해공 메뉴들의 인기는 언제나 뜨겁다. 이처럼 흔히 육지, 바다, 하늘을 일컬어 부르는 ‘육해공’은 여러 직업 분류로도 나타난다. 대부분 육지에서 일하게 되는 사무직 종사자, 요리사, 미용사와 같은 직업들과 더불어 바다와 같이 물에서 일하는 수영선수, 아쿠아리스트, 하늘에서 일하는 스튜어디스 등 육해공을 담당하는 직업들은 다양하다. 그러나 이러한 직업들은 반복적인 동작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언제나 관절·척추 고질병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육해공 직업별 건강에 대해 알아본다.
◇다양한 직업군 존재하는 육지: 사무직 종사자부터 요리사, 미용사 괴롭히는 ‘손목터널증후군’= 대다수의 직업군이 모여 있는 육지에는 다양한 직업만큼 질환들에 노출되기도 쉽다.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며 마우스 클릭과 키보드를 쉴 새 없이 두들겨야 하는 사무직 종사자들부터 무거운 프라이팬이나 냄비를 들거나 식재료를 다지는 동작이 반복되는 요리사, 헤어드라이어 사용과 수많은 가위질로 헤어스타일을 연출해야 하는 미용사까지.
이같은 직업들의 필수 동작으로 인해 반복적인 사용을 피할 수 없는 손목은 언제나 고통스럽다. 손목은 손과 팔을 연결해주는 중요한 부위로 이처럼 장시간 반복적인 사용을 계속 할 경우 손목터널증후군에 노출되기 쉽다. 손목터널증후군은 반복 사용으로 손목 인대가 두꺼워지면서 손목 터널 안의 압력이 높아지고, 결국 손목신경을 누르게 되면서 발생한다. 따라서 직업상 손목의 사용이 잦을 경우 손가락과 손바닥이 저리고 감각이 둔해지는 듯한 증상이 느껴지거나 손이 붓고 손가락이 뻣뻣한 느낌이 든다면 이를 의심해봐야 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에는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로도 호전이 가능하다. 그러나 질환을 방치하게 되면 저리고 아픈 증상이 팔꿈치나 어깨, 팔 전체로 확대될 수 있고, 잠에서 깰 정도로 통증과 저림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무엇보다 손목터널증후군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목의 반복적인 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직업상 손목을 장시간 사용해야 하는 경우이라면 5분 간격으로 틈틈이 휴식을 취해야 한다. 또한 손목을 털거나 돌리는 스트레칭을 통해 손목의 부담을 덜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인어공주-아쿠아리스트-수영선수의 공통점, 잦은 어깨 사용 피하기 어려워= 대형 수족관의 인어공주라 불리는 아쿠아리스트들과 마린보이, 마린걸이라 불리는 수영선수들은 화려한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어깨 건강의 적신호가 끊이질 않는다. 대형 수족관의 수중생물들을 사육, 관리, 연구하는 아쿠아리스트들은 수중생물들이 본래 살던 환경과 유사한 보금자리를 청결하게 유지하기 위해 청소에 각별히 노력을 기울인다. 때문에 바닥을 닦고 수족관 안의 유리를 말끔하게 청소하다 보면 위, 아래 또는 좌, 우로 어깨를 움직이는 동작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또한 수영선수의 경우에도 어깨 사용이 빈번하다. 기본적으로 수영은 어깨 근력을 강화시키는 운동으로 알려져 있지만 무리하게 운동을 진행할 경우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남들보다 더 앞서 보이고 싶은 마음에 속도에 점점 욕심을 내다보면 어깨의 힘줄인 회전근개를 자극해 발생하는 어깨충돌증후군을 피하기 어렵다.
조석훈 노원척의원 관절외과 원장은 “어깨충돌증후군은 어깨를 처마처럼 덮고 있는 견봉(어깨의 볼록한 부분)이라는 부분과 팔의 위쪽 뼈인 상완골 사이가 좁아져 어깨를 움직일 때마다 견봉과 회전근개(어깨힘줄)가 충돌하면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이를 제때 치료하지 않을 경우 어깨힘줄인 회전근개가 파열되는 회전근개파열이 발생할 수 있다”며 “어깨충돌증후군 초기에는 물리치료, 약물치료로 호전이 가능하지만 회전근개파열로 발전된 경우에는 파열된 회전근개를 봉합하는 수술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여행 시 필수적인 캐리어, 스튜어디스 허리건강 악화시키는 주범= 비행기를 타고 여행 떠나기 위해서는 이것저것 챙기느라 캐리어 가방에 짐이 한 가득이다. 수하물 규정상 기본적으로 20㎏이 넘지 않도록 짐을 꾸리게 돼 있지만 그 이상의 짐을 꾸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고 여행 일정에 따라 1인당 두세 개의 가방을 챙기기도 한다. 캐리어는 이같이 많은 짐들을 편하게 운반하기 위해 가방 아래 바퀴가 달려있다. 하지만 스튜어디스는 가방을 직접 들어 비행기 짐칸 위로 넣어야 한다. 때문에 허리를 숙여 가방을 들 때 캐리어의 무게가 고스란히 허리에 전달되고 이는 스튜디어스의 고질병인 허리디스크를 불러일으킨다. 허리디스크가 발생하면 동반되는 허리통증에도 불구하고 수술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비행 업무에 장시간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해 치료를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간단한 비수술 치료로도 충분히 호전될 수 있기 때문에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현명하다.
안선경 서울척병원 비수술센터 원장은 “수술에 대한 두려움이나 시간적 여유로 인해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에는 시간도 단축하고 회복도 빠른 비수술치료를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며 “초기 디스크질환에 많이 사용되는 비수술치료는 MRI(자기공명영상촬영) 검사로 통증부위를 찾은 뒤 주사를 통해 예민해진 통증조직을 안정시킨 후 신경부종을 가라앉히고, 근육조직에 자극을 줘 척추 기능을 회복시키는 치료방법이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비수술치료는 1~2주 간격을 두고 2~3회 정도 시행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 1회 치료 후 빠르게 호전될 수도 있다. 하지만 손상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통증 발생 시 바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고, 직업상 잦은 허리 사용이 요구된다면 정기 검진으로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