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모를 요통 ‘디스크내장증’ 의심해야… X선으론 진단 어려워, MRI로 진단
- 만성요통 진행 막기 위해서는 조기치료 필요, 달리기, 골프 등 척추에 충격 주는 운동 피해야
[쿠키 건강] #2개월 전 가벼운 접촉사고를 겪은 적이 있는 직장인 양모(29·여)씨는 며칠 전부터 계속 허리가 아파 병원을 찾았다. 사고 당시에는 허리에 통증이 전혀 없었고 X선 검사로도 별다른 이상이 없어 합의하고 넘어갔는데, 얼마 전부터 허리 깊은 곳부터 통증이 느껴지고 허리를 굽힐 때마다 통증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X선 검사에서는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MRI(자기공명영상촬영) 검사를 받았고 디스크내장증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디스크내장증은 디스크 내부에 이상이 생겼다는 뜻으로 디스크에 심한 충격이 가해지면 디스크 내부에 염증 물질이 생성되고 척추관 내부로 유입돼 신경과 면역체계를 자극해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주로 교통사고, 추락, 미끄러짐 등 외상이 원인이 돼 발생하며 무거운 짐을 들거나 고된 노동을 오랫동안 지속해온 경우에도 생길 수 있다.
디스크내장증은 디스크 조직이 파열돼 통증을 일으키는 허리디스크와 달리 디스크 내부의 변화로 생기는 질환으로 진단이 까다롭다. 디스크의 외적인 변형이나 이탈이 없어 일반적인 X선 검사,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 등으로는 변화를 찾아내기 어렵고 MRI 검사 시 문제가 생긴 디스크가 검은색으로 보이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차기용 구로예스병원 원장은 “보통 외상 후 최소 일주일은 지나야 디스크가 검은색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교통사고 등 부상 직후 통증이 없다고 넘기지 말고 경과를 지켜본 뒤 통증이 있으면 MRI를 찍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초기에는 별다른 통증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모르고 방치하는 환자들이 많다. 하지만 디스크내장증이 진행되면 척추 깊은 곳부터 통증이 느껴지고 허리를 굽히고 세수를 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기 위해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통증이 심해진다. 휴식을 취하면 일시적으로 통증이 감소할 수 있지만 무리하면 요통이 반복적으로 나타나 만성 요통으로 굳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는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인대증식치료, 디스크내 수핵성형술, 경막외 주사치료 등 다양한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고, 비수술 치료에도 호전이 없다면 수술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수술은 나사못을 삽입 후 고정하는 후방골유합술과 문제가 되는 디스크 대신 특수 제작된 인공디스크를 이식하는 인공디스크 치환술이 있다.
차기용 원장은 “디스크내장증 환자는 디스크의 충격흡수기능이 매우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달리기, 등산, 줄넘기 등 척추에 충격을 주는 운동이나 골프, 테니스 등 척추의 회전이 필요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며 “대신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 걷기, 실내 자전거 운동 등 유산소 운동이 도움이 되고 통증이 심한 환자는 전문가에게 치료에 좋은 운동을 처방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