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호흡곤란 유발 만성폐쇄성폐질환, 숨통 열어주는 수술로 치료 가능

중증호흡곤란 유발 만성폐쇄성폐질환, 숨통 열어주는 수술로 치료 가능

기사승인 2013-05-21 13:51:01


[쿠키 생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천천히 폐기능이 망가져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숨이 차게 되고,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하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를 극복하는 새 치료법이 개발됐다.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이상도·이세원 교수팀은 COPD에 걸려 탄성을 잃고 축 늘어진 폐 때문에 극심한 호흡곤란을 겪는 남녀 환자 7명의 기관지에 한 방향으로만 공기가 흐르게 하는 특수 밸브를 넣어 폐 용적을 줄이는 ‘일방향 밸브 폐용적 축소술’을 시행, 호흡기능 및 운동능력을 배 가까이 개선 시키는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폐기능이 2배 가까이 좋아지고 6분간 최대한 많이 걸을 수 있는 거리도 1.2~4.6배 증가했다.

또 밸브를 장착한 후 불필요하게 축 늘어져 있던 폐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기도가 넓어지고 횡격막의 운동을 개선함으로써 호흡하기가 한결 쉬워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그동안 가벼운 일상생활조차 힘들어 하던 환자들이 휠체어 없이도 혼자 산책을 할 수 있게 되고 머리감기와 양치질이 가능해지는 등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됐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폐기종으로 폐가 파괴되고 망가져 탄성을 잃고 공기가 들어간 후 나가지를 못해 폐가 과도하게 팽창되는 병이다. 일방향 밸브 폐용적 축소술은 이렇게 커진 폐 용적을 줄여서 숨쉬기가 편하게 해주는 신의료기술이다.

이 시술은 기관지 내시경을 통해 제일 심하게 망가진 폐기종 부위를 찾아서 밸브를 삽입하게 된다. 이 밸브는 들이 마신 공기를 한 방향으로만 통하게 하는 특수 밸브이기 때문에 숨을 들여 마셔도 공기가 폐로 유입되지 않고, 폐에 남아 있던 공기만 내쉴 때 빠져 나와서 망가진 폐기종 부위를 작게 만든다.

이런 밸브를 몇 개나 심을지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결정된다. 보통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들은 평균 3개의 밸브를 필요로 한다. 이 수술에는 약 1시간 정도 소요되고, 시술 후 경과를 관찰하기 위해 약 3박4일간 병원에 입원해야 한다.

환자들은 폐기능 검사를 통해 1초간 환자가 최대한 불어낼 수 있는 공기의 양(FEV₁)을 측정했을 때 시술 후 많게는 580cc까지 증가한 것으로 측정됐다.

또한 숨이 차서 50m도 채 걷지 못하던 환자들이 시술 후 230m를 무리 없이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좋아졌다.

호흡곤란척도도 거의 모든 환자들이 시술 전에는 숨이 차서 집 밖으로 나갈 수 없고 옷을 입을 때조차 숨이 차는 4점 수준에서 시술 후 평지에서 서둘러 걷거나 언덕을 걸을 때 숨이 차는 정도인 1점 수준까지 향상됐다.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이세원 교수는 “밸브 폐용적축소술은 폐기종 환자 중 호흡곤란이 있으면서 폐용적이 커진 경우 또는 기흉으로 공기 노출이 지속되는 환자에게 가능하다. 적절한 환자에게 시행하면 시술 후 호흡곤란, 운동 능력, 폐기능에서 많은 호전을 기대할 수 있으며 수술적 치료에 비해 합병증이 생길 확률이 현격히 낮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이세원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의 기관지에 내시경을 이용, ‘한 방향 밸브 폐용적 축소술’을 집도 중이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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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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