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형 기자의 화장품 이야기] 피부에 ‘순한 화장품’ 기준이 뭘까?

[장윤형 기자의 화장품 이야기] 피부에 ‘순한 화장품’ 기준이 뭘까?

기사승인 2013-05-22 10:42:01

[쿠키 생활] ‘피부에 맞는 순한 화장품의 기준이 뭘까요,’ ‘자연주의 화장품, 천연 화장품은 피부에 순한가요.’ ‘연약한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추천해주세요.’

최근 주변 지인들이나 독자들로부터 공통적으로 듣는 질문이 있다. 바로 ‘피부에 순하고 좋은 화장품’을 추천해 달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피부에 ‘순한’ 제품은 과연 무엇일까. 기자도 궁금해져서 전문가들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근데 말이 참 모호하다. 순하다는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보통 여성들이 찾는 ‘피부에 순하거나 좋은 화장품’은 바꿔 말하면 ‘피부에 안전하고 자극이 적은 제품’을 일컫는 것이리라. 전문가들도 피부에 순한 제품에 대한 기준은 차이가 있었다.

어떤 이들은 순한 화장품이란 ‘천연 화장품’이나 ‘자연주의 화장품’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나뭇잎, 줄기, 꽃잎, 천연 식물 등으로부터 추출한 식물 성분 화장품이 피부에도 자극이 적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다만 화장품 전문가들은 천연성분을 함유한 화장품이 반드시 피부에 좋다는 보장은 없다고 단언한다. 화장품 회사들이 제품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을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제품을 만들기 위해 식물 성분을 추출하는 과정에서 살충제 오염 여부나 성분 농도 유지 여부 등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에서 얻었다고 다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게 피부과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항염작용을 하는 일부 독성 성분은 민감성 피부에는 해롭기도 하다. 기능성 제품에 함유된 레티놀 성분 등은 일부 피부에는 자극을 줄 수도 있다. 때로는 천연 성분에 비해 합성 성분이 피부에 덜 자극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이들은 ‘유기농 화장품’이 순하다고 여긴다. 유기농 화장품도 큰 카테고리에서 분류하자면 자연주의 화장품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국제적으로 공인된 유기농 인증 마크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유기농 농법 기준이 있다. 유기농 화장품은 친환경농업을 통해 성분을 얻고 있으며 이는 자연 생태계와 환경을 유지하면서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간에게 이롭다.

일부 유기농 제품들은 유해한 방부제, 화학재료, 농약 등을 철저히 배제한다. 그런 점에서는 유기농 제품은 순한 제품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제일 중요한 것은 피부 효능 성분이지, ‘유기농’ 인증 마크를 달았다는 것에만 치중하면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가장 합리적인 제품 선택 기준은 무엇일까. 일단 성분에 대한 공부가 첫 번째, 또 자신의 피부를 이해하라는 게 두 번째다. 아무리 좋은 식물 성분도 특정인 피부에는 자극을 줄 수도 있다. 로즈마리, 민트 등의 허브 성분도 일부 민감성 피부를 가진 이들에게는 자극을 주기도 한다.

화장품 성분에 대해 소비자가 인지하고, 제품을 선택하는 눈을 높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아울러 자신에게 맞는 제품이 무엇인지 테스트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가족들도 개개별로 쓰는 화장품 종류, 피부 타입이 다른 경우가 많다. 본인의 피부 타입이 무엇인지, 자극을 주는 인자들은 무엇인지 등을 면밀히 파악해 화장품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다. 화장품을 만드는 회사, 그 회사의 철학을 보라는 것이다. 현란한 광고, 이미지 홍보, 가격이 저렴하다는 단순한 상업적인 논리로는 더 이상 소비자들을 설득하기 어렵다. 이제 소비자들도 순한 화장품을 찾는 노력 못지 않게, 좋은 화장품을 선택하는 안목을 높여야 할 때다.

“우리 회사 제품이 최고로 순한 제품입니다.” 이 말 제발 좀 믿고 싶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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