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세종대학교가 장학금 대상자를 공지하면서 학생들의 소득 분위, 학자금 대출 이용 현황 등 민감한 정보를 노출시켜 반발을 샀다.
세종대는 27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2013년 1학기 한국장학재단 국가장학금 I유형 및 에델바이스2 장학금 선발 결과를 알렸다.
세종대는 국가장학금 I유형 선발결과를 전하며 해당 학생 1931명의 학번과 함께 ‘대출상환금액’ ‘현금지급액’을 붙임 액셀 파일을 통해 명단으로 공개했다. 대출상환금액은 올해 1학기 대출금 사용자로 해당 금액이 상환처리가 되는 것을 의미하며, 현금지급액은 학생에게 입금되는 금액이다.
세종대는 소득 분위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는 에델바이스2 장학금 역시 같은 방법을 사용했다.
세종대는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소득 0~2분위는 30만원, 3~5분위는 25만원, 6~8분위는 23만원이 지급된다고 공개해 놓았다. 여기에 붙임 액셀 파일을 통해 학생 3959명의 학번과 해당 금액을 명단으로 작성해 알렸으니, 특정 학생의 학번을 알고 있는 다른 학생이 이 명단을 본다면 소득 분위를 알게 되는 것이다.
물론 세종대가 학생 이름까지 쓰지는 않았지만 같은 과 친구들 사이에서는 학번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기 때문에 해당 학생은 자신의 학자금 대출 내역이나 소득 분위가 주변에 알려질지도 모른다는 찜찜한 기분이 들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주민등록번호나 따로 설정한 비밀번호처럼 타인이 모를만한 정보를 직접 기입해 결과를 알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등의 학생 배려가 아쉬운 대목이다.
자신의 동생이 해당 장학금을 받게 됐다는 한 네티즌(samo***)은 27일 인터넷에 “지금 동생이 울고 난리가 났네요. 장학금 얼마 받냐에 따라 소득 몇분위인지 아주 자세히 올리고, 너 갚을 돈 얼마야 하고 파일로 만들어서…”라며 “주변 친구들도 다 학번 알고 자기들끼리 먼저 알고 너 얼마 받는다고 말해준다는군요”라는 사연을 올렸다.
이 네티즌은 “그 말이 꼭 너 소득 몇분위야 라고 말하는 것 같다고 우네요. 저도 속상해서 미치겠구요”라고 덧붙였다. 학교에서 학번으로만 올렸다고 해도 당사자로선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세종대는 문제가 불거지자 선발 결과를 명단이 아닌 학번을 기입해 확인할 수 있는 형식으로 바꿨다. 세종대 관계자는 “이렇게까지 문제가 될지 몰랐다”며 “국민일보 쿠키뉴스에서 취재해 즉각 학번을 기입하고 들어와야만 장학금 선정결과를 알 수 있는 방식으로 수정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 박은애 수습기자
[인기 기사]
▶LG 주장 이병규 “내가 시켰다, 죄송. 하지만 인격까지 말하는 건…” 물벼락 사건 일파만파
▶ 서유리 “SNL, 나에게 왜 그래요”…과감한 전신 쫄쫄이
▶ “왜 하필 노무현 서거일에…” 이명박, 이번엔 골프 논란
▶ 박근혜정부 재산 내역 등록 27명 중 8명은 “공개 거부”
▶ 경복궁 야간개장 직접 가보니…싸우고 돗자리 펴서 밥먹고 ‘추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