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대한민국 30세 청년이 칸국제영화제에서 단편 부문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거머 쥐었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장편부문에는 한국영화가 단 편도 진출하지 못했다. 단편 영화 섹션에서 김수진 감독의 ‘선’이 시네 파운데이션 부문에, 문병곤 감독의 ‘세이프’가 경쟁부문에 초청된 것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문병곤 감독의 ‘세이프’는 예상치 못한 수상의 기쁨까지 안겼다. 1999년 송일곤 감독의 ‘소풍’이 단편부문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적은 있지만,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감독은 31일 서울 사당동 아트나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혀 수상을 예감하지 못했다”면서 “이 작품은 미장센 영화제에 출품하는 게 목표였다. 칸국제영화제는 꿈도 못꿨던 일이다”라고 솔직하게 알렸다.
이어 “다른 작품이 대상을 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호명돼 매우 놀랐다”면서 “호명됐을 때 기계적으로 올라가 상을 넙죽 받았다. 그다음에는 웃어야 할 것 같아 활짝 웃었다. 수상 소감이 있는지 없는지도 몰라 어리둥절했고 뒤로 퇴장해야 하는데 앞으로 나가는 민폐를 끼치기도 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영화는 13분 분량의 단편 영화로 불법 사행성 게임장 환전소에서 일하는 여대생과 도박에 중독된 사내의 모습을 통해 현대인의 슬픈 자화상을 묘사했다. 문 감독은 수상 요인으로 영화가 주는 메시지를 꼽았다.
그는 “심사위원 제인 캠피언 감독이 메시지가 좋고 영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갖고 있다고 평했다. 무대 뒤에서도 얘기를 나눴는데 놀랍게도 제가 참고했던 영화 ‘사형수 탈옥하다’ 이야기를 꺼내며 호평했다. 역시 고수는 다르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번 수상은 그가 다음 작품을 하는데 큰 도움을 줬지만 그만큼의 부담도 안기고 있다. 그는 “어깨가 무거운 것은 사실이지만 어차피 벌어진 일이기에 다음 작품에 전력질주 할 것이다. 결과를 예상치 않고 최선을 다해 작품을 만들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췄다.
다음 작품 역시 ‘메시지’에 주안점을 둘 것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그는 “‘세이프’에서 했던 것 처럼 메시지를 가장 잘 전하는 장르를 택할 것이다. 이 작품은 비극이었으니 다음 작품은 희망을 이끌어 내고 싶다. 지금 제 수준에서는 많이 부족하니 앞으로 공부를 더 많이 할 것이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세이프’는 신영균예술문화재단에서 시행한 단편영화 창작지원사업 ‘필름게이트’의 지원작이다. 지원금 500만원에 자비 300만원을 보태 800만원으로 만들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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