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성폭행 사건 당일 30여명이 소주 30병 맥주 72캔 따(종합)

육사 성폭행 사건 당일 30여명이 소주 30병 맥주 72캔 따(종합)

기사승인 2013-06-03 16:45:00
[쿠키 정치] 육군 합동본부 조사단은 지난달 22일 육군사관학교 내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회식에 참여한 교수 전원과 훈육관 9명을 징계하기로 했다. 또 재발 방지를 위해 육사 여생도의 생활관(기숙사)에 지문인식 스크린 도어를 설치하고, 육사 혁신 테스크포스를 구성해 사관생도의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등의 대책을 추진키로 했다고 3일 밝혔다.

육군은 육사 성폭행 사건에 대해 “전공교수들과 점심식사 시간에 과한 음주가 있었다”며 “가해 학생은 퇴교 조치가 내려지고 법대로 처벌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해자는 육군본부 영창에 수감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사관생도 신분이어서 군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으나, 퇴교 뒤에는 민간인 신분으로 검찰에 이송된다.

류성식 육군본부 인사참모부장 소장은 “국민 여러분께 충격과 실망 안겨줘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육사라는 1000명 미만의 생도들이 생활하는 곳이고 유독 그 학과만 하루 당겨 과 단결행사를 했는데 그 과는 여생도가 단 2명이어서 누구인지 금방 알려질 수 있는 상황이라 안정과 보안에 주안을 두다보니 조사가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당시 회식에 참여한 교수와 훈육관은 교내 징계 절차에 회부되고, 지휘 책임이 있는 교수 부장과 생도대장도 징계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육본은 밝혔다. 또 이미 전역 의사를 밝힌 박남수 교장의 의사를 수용키로 했다. 류 소장은 “교수들 전원 7명과 훈육관 2명이 징계 대상”이라며 “당시 회식에는 교수 7명과 교직원 2명 등 9명이 참석했는데, (지휘책임이 없는)교직원만 징계에서 벗어난다”고 밝혔다. 교수들은 대위에서 대령까지 계급이 다양하다. 징계는 학교 차원의 조사 이후 심사위원회가 소집돼 결정된다.

육본의 발표에 따르면, 당시 교수와 학생들은 종이컵으로 맥주와 소주를 1잔에서 10잔까지 먹었다. 가장 많이 마신 것이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 10잔이었다. 피해자도 10잔 정도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교수나 선배 생도의 강압은 없었던 것으로 결론 지었다. 현장에서 모두 소주 30병, 맥주 72캔이 발견됐다. 류 소장은 “통상적인 수준은 아니고, 당일 교수들의 학술회의가 있어서 행사용으로 마련해 놓았던 것들이 회식 과정에서 같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걸 다 마신 것은 아니고 남은 것도 있었다”고 전했다.

피해 여학생은 사건 뒤 자택으로 귀가해 안정을 취했으며 3일부터 수업에 복귀했다.

육군은 육사 내에 음주 흡연 결혼을 금지해 온 3금 제도가 여러 차례 변화를 겪은 것도 문제의 원인으로 파악하고 있다. 테스크포스 등의 연구를 통해 새로운 방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류 소장은 “세계적으로 육사 내에 3금 제도가 있는 곳은 한국과 대만 뿐”이라며 “생도들은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해 왔으며, 앞으로 연구를 거쳐 방침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육사의 생활관은 남여 생도가 같은 건물을 쓰고 있다. 별도의 건물을 사용한 적도 있지만, 교육과 생활의 편이를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한다. 육본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스크린 도어 설치 작업에 착수했으며 출입을 더욱 엄격히 제한한다는 계획이다.

류 소장은 “이번 사건으로 육사 졸업생인 현역과 예비역 장교들도 충격을 많이 받았다”며 “훈육관들은 교수를 너무 믿었고, 교수는 학생들을 너무 믿었던 것 젊은이들이 술을 먹으면 큰 실수 할수 있다는 것을 간과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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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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