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더 맛있는 식품이야기] 한국 '김'은 언제부터?

[알면 더 맛있는 식품이야기] 한국 '김'은 언제부터?

기사승인 2013-06-05 14:31:01
[쿠키 생활] 우리나라의 김 역사는 수 백 년에 이르지만 조선시대에는 주로 자연산 채취 위주의 생산이 대부분이었다. 대부분이 바닷가 암초에 붙은 돌김을 뜯어 말려 먹는 형태였으며, 이후 김의 수요가 늘기 시작하면서 갯벌에 섶을 꽂아 포자를 붙게 하여 채취하는 양식법이 생겨났다. 그 다음에는 대나무로 발을 짜서 바다에 말뚝을 박아 고정하는 양식법이 개발되는 등 김 양식법은 날로 발전하게 됐다.

1960년대 들어서는 인공포자배양 기술 개발 및 그물발이 보급되면서 양식김 생산량이 증대하였고, 1980년대 들어서는 자동 건조기의 개발 및 보급으로 물김과 마른김으로 생산이 분화되기 시작했다. 이후 1990년대에는 생산된 마른김을 다양한 형태의 조미김으로 가공하기에 이르러, 최근의 김 산업은 물김 생산, 마른김 생산, 조미 가공김 생산의 3단계 생산 방식으로 진화되었다. 현재에는 산지에서 물김 상태로 먹는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마른김이나 조미김으로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대에 따른 김 소비 특성 다변화

1960년대 이전은 김의 ‘특산품 시대’이다. 우리나라의 김 역사는 수 백 년에 이르지만 조선시대까지 주로 자연산 채취 위주의 생산이어서 수량이 매우 적었다. 또한 일제시대에 들어서도 일본 수탈의 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주로 생산되었기 때문에 대부분이 일본으로 수출됐다. 해방 이후에도 큰 변화는 없었다. 그래서 1960년대 이전의 김은 서민들이 거의 접할 수 없는 ‘특산품(特産品)’으로 인식됐던 시기이다.

1960~1970년대는 김의 ‘고급식품 시대’이다. 1950년대 중반 김의 인공 종묘 기술이 개발된 후, 1960년대에는 일본으로부터 부류식 양식, 망홍 및 냉동망 등이 도입되었으며, 1970년대에는 개량 품종인 큰참김, 큰방사무늬김 등이 도입되었다. 그러나 1970년대 중반까지도 개량품종이나 가공기술 등이 보편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수작업에 의존한 전통방식 위주로 김을 가공했다. 이후 70년대 후반 전자동 김건조기의 개발 및 산처리제 등으로 본격적인 마른 김 대량 생산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김 가공의 획기적인 역사가 시작되었다.

이후 기술 혁신을 통한 김의 ‘대중식품 시대’가 1980~ 1990년대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동안 가정에서 마른 김을 직접 구워 기름과 소금으로 맛을 내던 것을, 1982년 동원산업 양반김, 동방유량 해표김 등 한국형 조미김 제품이 개발되어 김 소비의 편리성(便利性)이 더욱 강화되었던 것이다.

한편 초창기 조미김은 일본의 가공 시설을 도입해 만들어진 ‘맛김’이었는데, 이는 장당 3g 이상의 김에 조미액(간장)으로 가미한 것이었다. 이에 반해 한국 조미김은 장당 2.6g 정도의 마른김을 소금과 식용유로 조미하여 가공한 것으로 가정에서 구운 김보다 눅눅함이 적고 김을 굽는 수고를 덜 수 있어 그 수요가 급증했다. 이후 한국 조미김은 상품 형태, 첨가물의 종류, 포장 방법 등의 개선을 통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특히 한국 조미김은 일본 조미김과 달리 ‘소비자 편의성’과 함께 ‘맛’ 위주의 수요자 지향의 다양한 제품 개발이 지속됐다. 즉, 한국 조미김의 특징은 ‘맛의 다양성’이다. 이는 국내 소비자들의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2000년대 들어서는 김의 ‘웰빙식품 시대’라 할 수 있다.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기능성을 부여한 건강 지향적인 김 제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특히 조미 첨가물의 차별화를 통한 신제품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인삼이나 김치, 와사비 등의 첨가물로 맛을 낸 기능성 김의 출시 및 웰빙 트렌드에 따라 몸에 좋은 참기름, 포도씨유, 올리브유 등 고급 유지류를 이용한 제품 등이 등장했다. 최근에는 김 본연의 향과 맛을 찾는 소비자의 증가로 가미가 되지 않은 마른김에 대한 선호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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