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국가정보원 정치·선거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불구속 기소할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공직선거법과 국정원법 위반 혐의가 함께 적용될 예정이다. 그러나 검찰이 끝내 원 전 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하지 않기로 해 ‘정치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비판이 일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최종 보고 절차가 남아 있어 오늘(10일) 원 전 원장 신병처리 문제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공소 시효(6월 19일)가 임박하면서 구속영장 청구 문제가 부각된 지난주 중반 이후 검찰은 ‘미정’이란 말을 되풀이했다. 선거법 85조 1항(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 금지) 위반죄적용 관련, 보완 수사와 추가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는 설명이었다. 국정원 심리정보국 직원들이 특정 후보를 비판하는 내용의 게시글을 쓰거나 댓글 찬반 표시 행위를 한 사실은 확인됐지만, 이를 원 전 원장 지시에 대한 이행으로 볼 수 있느냐가 쟁점이었다.
수사팀은 ‘종북세력에 대한 선제적 대응’ 등의 내용이 담긴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이 결과적으로 여당 후보를 돕는 선거운동으로 이어진 만큼 원 전 원장에게 선거법 위반 혐의도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는 의견을 2차례 법무부에 보고했다. 국정원법 위반만으로는 구속영장을 넣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었다.
그런데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선거법 위반으로 볼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입장을 보이자 수사팀은 증거 보강을 하면서 상부의 ‘결단’을 기다려 왔다. 수사팀이 법무부 최초 보고 이후 2주일이 넘도록 최종 결정을 하지 못한 데는 장관의 ‘오케이’ 사인이 떨어지지 않은 탓이 크다. 한 검찰 간부는 “우리 내부는 많은 토론 끝에 결론을 내렸지만, 장관은 걱정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결국 ‘선거법은 의율하되 영장은 청구하지 않는다’는 결론은 일종의 ‘절충안’인 셈이다. 사실상 수사팀 의견이 황 장관에게 막혀 꺾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법무장관은 법리적 판단은 할 수 있겠지만, 이번 수사의 정치쟁점화는 장관이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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