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人터뷰] ‘대만 닉쿤’ 펑위옌 “연기는 내 운명”

[쿠키 人터뷰] ‘대만 닉쿤’ 펑위옌 “연기는 내 운명”

기사승인 2013-06-24 17:39:01


[인터뷰] ‘대만의 닉쿤’으로 불리는 중화권 스타 펑위옌이 한-중 합작영화 ‘이별계약’으로 국내팬들과 만난다. ‘청설’(2009) ‘점프아쉰’(2011) ‘러브’(2012) 등의 작품을 통해 인기스타로 떠오른 그는 지난 2011년 ‘점프아쉰’으로 대만 금마장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인기와 연기력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배우로 성장했다.

지난 2003년 한국배우 추자현과 대만 드라마 ‘연향’(2003)에 출연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은 그는 오기환 감독의 한-중 합작 영화 ‘이별계약’의 주연으로 나서 국내 팬들과 만나고 있다.

영화 홍보차 한국을 찾은 펑위옌을 지난 20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만났다.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넨 그는 차가워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상당히 밝고 유머러스한 사람이었다.

한-중 합작영화에 출연하게 된 소감을 묻자 “이전에도 드라마나 영화에서 많은 합작 작품을 했다”면서 “‘합작왕’이라고 불러 달라”는 너스레를 떨었다.

“합작 작품의 다른 점은 언어적 소통에 제약이 있다는 것이에요. 하지만 언어의 장벽은 충분히 극복 가능한 문제죠. 이번 영화에서는 한국 감독, 스태프들과 함께했는데, 섬세한 부분까지 많이 신경 쓰는 걸 느꼈어요. 또 중국과 한국 모두 자존심을 걸고 만드는 작품이기에 훌륭한 결과물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그가 주연한 영화 ‘이별계약’은 ‘선물’ ‘작업의 정석’을 만든 오기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는 너무나도 사랑하지만 그를 위해 떠나는 여자와, 그녀를 되찾고자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그녀가 사랑하는 그를 놓아줘야만 하는 이유는 한국 관객이라면 충분히 예측 가능한 신파 영화다.

한국에서는 10년 전에 유행한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최루성 멜로가 흔하지 않은 중국에서는 소위 말하는 대박을 터트렸다. 지난 4월 개봉해 1억 9000만 위안(350억원)의 흥행 수익을 냈다. 하지만 치밀한 짜임새와 리얼리티를 가진 영화를 선호하는 현재의 한국 영화계에서도 통할지는 미지수다.


이 같은 이야기를 전했더니 펑위옌은 “제 연기도 10년 전 사람 같나요?”라고 되물으며 활짝 웃었다.

“10년 전 한국에서 어떤 멜로가 유행했는지는 잘 몰라요. 하지만 그 시절 제가 봤던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같은 영화를 떠올려보면, 지금과도 통하는 정서가 있어요. 사랑이라는 감정은 시대가 변해도 바뀌지 않으니까요. 저희 영화에 등장하는 계약 이별이라는 소재도 진부해보일 수 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그런 것을 하고 있는 커플이 있을 거예요. 한국 관객분들도 촌스럽다고 생각하지 말고 영화를 통해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해요.”

과거 근거 없는 한국 비하 발언에 휩싸여 곤욕을 치른 그는 한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큰데 왜 이런 소문이 났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이미 한국 감독, 배우와 호흡을 맞춰봤지만 기회가 된다면 정우성, 송혜교, 전지현 등과 한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고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드라마는 ‘가을동화’예요. 영화는 ‘엽기적인 그녀’ ‘스토커’ ‘올드보이’ 등 말할 수 없이 많아요. 한국 작품들을 보면서 최민식 선생님을 정말 존경하게 됐어요. 이영애 씨도 중화권에서 인기 많은 배우고요. 또 정우성 씨를 ‘마마’(MAMA) 시상식 때 만났는데 정말 신사였어요. 멋진 남자였죠. 그와 함께 작품을 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여배우 중에서는 ‘가을동화’에 나왔던 송혜교 씨와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 씨요(웃음).”



어느덧 데뷔 11년차가 된 그는 아시아권에서 큰 사랑을 받는 스타로 성장했다. 하지만 배우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고, 아르바이트로 시작했던 연기가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아기 때 모델로 활동했어요. 그런데 20년 정도 지난 후 할머니 장례식장에서 그때 저와 함께 한 CF 감독님을 만났고 우연히 배우 일을 하게 됐어요. 그걸 시작으로 회사와 계약을 하게 됐고 지금까지 오게 됐네요.”

평탄할 것 같아 보이지만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5년 전에는 소속사와의 갈등으로 1년 동안 일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픈 만큼 성장했고 지금은 그때 자신이 느꼈던 것들을 연기를 통해 다른 이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했다.

“연기를 쉬게 되면서 저 자신과 많은 대화를 했어요. 결국 연기를 통해 좋은 배우가 되는 것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그 후에 ‘청설’과 ‘점프아쉰’을 촬영하며 배우로 많이 성장한 느낌을 받았어요. 이제는 연기를 통해 다른 이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좋은 배우로 성장하기 위해 더욱 노력 할 테니 한국팬들도 관심 가지고 예쁘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 사진=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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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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