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형 기자의 화장품 이야기] 메이크업 제품에 ‘발암물질’이 함유됐다고?

[장윤형 기자의 화장품 이야기] 메이크업 제품에 ‘발암물질’이 함유됐다고?

기사승인 2013-06-26 11:03:00

[쿠키 생활] 30대 직장여성 A씨는 한 유명 화장품 회사의 파운데이션을 즐겨 쓰고 있다. 명성 있는 화장품 브랜드인 만큼 피부에도 무해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던 A씨. 그녀는 어느 날부터 피부톤이 칙칙해지고 뾰루지가 많이 올라온다는 것을 알고 화장품 사용을 중단했다고 했다. 알고보니 이 제품에는 유해 방부제 성분 뿐 아니라, 피부를 숨쉬게 하지 못하는 실리콘 성분
등이 다량 함유돼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보통 여성들이 스킨, 로션 등의 기초제품류를 구매할 때는 유해 성분을 함유했는지 여부를 꼼꼼히 체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하루에도 수차례 얼굴에 덧바르는 메이크업 제품 성분에는 무신경한 경우가 많다. 문제는 여성들이 피부 보정 효과를 위해 자주 사용하는 파운데이션, 비비(BB) 크림, 메이크업 베이스 등에 예상치 못하게 많은 화학성분들이 함유돼 있다는 점이다.

특히 파운데이션, 비비크림에는 피부를 숨쉬게 하지 못하는 대표적인 성분 ‘실리콘’이 주성분이다. 실리콘은 가슴이나 코 등 성형을 할 때 사용되는 물질로 유명하다. 하지만 실리콘이 가슴 보형물 등으로 쓰이면서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나 현재는 다른 물질로 대부분 대체된 상황이다. 일레로 합성실리콘이 간과 림프절에서 종양을 촉진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게다가 실리콘은 통기성이 약한 반면 물에 잘 스며들지 않는 성질인 ‘발수성’이 커 물에 녹지 않는다.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실리콘이 화장품에 쓰이게 된 것은 발림성이 매우 뛰어난데다가 땀이나 물에 쉽게 지워지지 않기 때문이었다. 이에 색조화장품에 먼저 쓰이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기초화장품에까지 흔히 사용되고 있다.

화장품 회사들은 실리콘의 기능에 대해 예찬한다. 실리콘의 기능은 피부를 감싸 수분이 날아가는 것을 막는 역할이다. 하지만 실리콘은 피부를 너무나 완벽하게 감싸 피부가 숨을 쉬는 것을 막는 것은 물론이고 피부 속의 독소가 배출되는 것도 막아 염증을 일으킬 우려가 크다는 게 화장품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리콘은 바르는 ‘랩(wrap)’의 역할을 한다. 게다가 이것은 웬만한 세정력의 세정제로는 잘 씻기지가 않는다. 그래서 최근에는 피부 모공을 숨쉬게 하기 위해 ‘딥클렌징’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물에 잘 닦이지 않아 독한 세정제를 찾게 되면, 결국 이는 피부 장벽까지 파괴시키며 결국 피부는 점점 더 망가지게 될 수 있다.

메이크업 제품에는 실리콘 외에도 다양한 유해 성분이 들어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석면이 제거되지 않은 탈크(talc)다. 파우더의 양을 늘리고 바를 때의 사용감을 좋게 하기 위해 넣는 탈크는 석면을 제거하지 않으면 위험하다. 석면은 바늘 침처럼 뾰족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피부에 바르면 바늘이 꽂히는 것처럼 파고든다. 또 이것이 잘 빠지지 않고 오래 박혀있으면 염증이나 상처를 유발한다.

또한 아크릴아마이드(acrylamide)라는 성분도 파운데이션이나 비비크림에 함유돼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성분은 화장품의 점도를 높여 발림성이 좋게 하고 피부에 피막을 형성해 부드러운 감촉을 주기 위해 첨가된다. 하지만 이것은 강력한 발암물질로 의심받고 있다. 특히 미국의 유방암협회에서는 아크릴아마이드를 유방암을 발생시키는 물질로 분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타르색소(tar color)도 유해물질로 알려져 있다. 색조화장품의 색을 내는 타르색소는 석탄 타르 중에 벤젠이나 나프탈렌으로부터 합성되는데 적색 몇호, 청색 몇호 등으로 표기된다. 하지만 이 물질은 석탄에서 추출한 합성물로, 발암성과 유전자변형, 생식기능저하 등의 갖가지 유해성의 논란이 있는 성분이다.

미네랄 오일(mineral oil)도 논란이 되고 있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석유를 정제해서 뽑아낸 미네랄 오일은 값이 싸고 피부 밀폐력이 좋은 성분이기 때문에 화장품 회사에서 자주 사용한다. 하지만 피부호흡을 막아 피부가 숨을 쉬지 못하게 하고, 수분을 머금는 힘을 약화시키는 특징이 있다. 식물성 오일과는 다르게 미네랄 오일은 가볍고 산뜻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기초 보습 화장품에 많이 들어간다. 그러나 이것은 자체로도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거니와 발암물질에 오염돼 있을 가능성이 커서 위험하다고 피부과 전문의들은 경고한다.

“나도 숨을 쉬고 싶어요.” 어느 날 내 피부가 이렇게 말을 걸어온다면? 아름다워지기 위한 여성들의 욕구는 다양한 메이크업 제품을 사용하게 되는 동기가 되고 있다. 그러나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는 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이 아닐까.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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