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는 다른데 알고보니 ‘똑같은 화장품’

브랜드는 다른데 알고보니 ‘똑같은 화장품’

기사승인 2013-06-26 15:17:01


[쿠키 생활]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화장품 브랜드숍 제품들의 대부분이 케이스만 다를 뿐 알고보면 동일한 공장에서 제조된 화장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겉면의 용기와 디자인만 다를 뿐 동일 품질의 제품이라는 점에서 화장품 품질의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국내 주요 화장품 브랜드숍들의 제품들이 생산되고 있는 공장은 국내 1, 2위 OEM 업체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등의 기업이다.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은 주로 주문자인 특정 회사가 요구하는 제품과 상표명으로 완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일컫는다.

화장품 기업들은 주문자인 화장품 회사가 제품을 제조 및 생산하는 OEM 업체한테 제품을 생산하도록 요청한다. 화장품을 다른 업체에서 만들었으나 브랜드는 자사의 것이므로 브랜드를 신뢰하고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가능하다. OEM 생산판매방식의 경우 이미 경쟁기업에서 기존 고객층을 확보한 시장에서도 매출을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 제품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 효율적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 좋은 품질의 제품을 동일한 기준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급격하게 변화하는 화장품 시장 트렌드에 맞춰 저가 브랜드로 알려진 일부 회사들은 저돌적인 신제품 출시 등의 물량공세를 펼쳤다. 이렇게 빠른 신제품 출시가 가능한 것은 OEM 업체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화장품 브랜드숍으로 유명한 미샤, 네이처리퍼블릭, 에뛰드하우스, 더페이스샵, 더샘, 토니모리 등의 브랜드들은 한국콜마, 코스맥스, 코스메카코리아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제품의 제조 및 생산자를 알기 위해서는 화장품 용기 뒷면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동일한 제품을 특정 성분만 조금만 요청해서 생산하는 격”이라며 “같은 공장에서 제품을 찍어내기 때문에 품질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보면 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내 1, 2위 업체인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에는 주요 기업들의 제품 주문량이 쇄도하고 있어 개인 자영업자, 중소업체들은 이들 OEM 회사에 제품을 주문 및 생산하기도 어렵다.

최근 급격하게 성장한 국내 브랜드숍은 1년에 무려 100~300개 이상의 신제품을 출시해 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좋은 화장품을 개발하기 위해 10여년을 R&D와 제품개발에 투자하는 회사도 있는데 수백개 제품을 1년에 내놓는 게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공장에서 찍어서 만들어 낸 제품이 과연 우수한 제품이라고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 한 브랜드숍 회사에는 화장품 연구원이 한 명도 없다. 다만 마케팅 직원들이 새로운 트렌드를 예측해 OEM 업체에 제품을 주문한다. 그러면 특정 성분을 소량 함유한 제품이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화장품 연구원이 없는 이유에 대해 기자가 묻자, 이 회사의 직원은 대답을 회피했다.

결국 소비자들의 눈여겨봐야 할 것은 ‘가격’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소비자는 “브랜드는 다른데 제조 공장은 동일한 것을 보면 결국 화장품 마케팅이 좌지우지 하는 것 같다”며 “차라리 가격 경쟁력이 있는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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