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사고’ 숨진 여고생들 웨이보엔 쓸쓸하게도…마지막 글 ‘go’ ‘444444’가 전부

‘아시아나 사고’ 숨진 여고생들 웨이보엔 쓸쓸하게도…마지막 글 ‘go’ ‘444444’가 전부

기사승인 2013-07-08 13:43:00


[쿠키 지구촌] ‘go’ ‘444444’

6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일어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고로 숨진 두 여고생의 마지막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공간은 그들의 허망한 죽음을 말해주기라도 하는 듯 짧은 단어와 숫자만이 덩그러니 쓰여져 있었다.



‘go(간다)’는 숨진 중국 여고생 왕린지아 (王琳佳·17·여)가 자신의 웨이보(微博)에 마지막으로 올린 글이다.

미국으로 여름캠프를 가다 이번 사고를 당한 왕양은 떠나기 직전인 5일 오후 3시31분(한국시간 4시31분) 웨이보에 이 짧은 말을 남겼다.

해외로 떠나는 10대 소녀의 설레는 마음을 표현한 글 치고는 너무 짧고 쓸쓸하게 느껴져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왕린지아는 약 1시간 전인 오후 2시19분에는 ‘아마도 시간은 연한 커피 안에서 울퉁불퉁한 기억의 윤곽을 평평하게 해주는 것 같다’는 글을 올리며 감성이 풍부한 10대 소녀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왕린지아의 친구로 비행기 뒷부분에 함께 탔다가 변을 당한 예멍위안(葉夢圓·16·여)은 공교롭게도 4일 밤 자신의 웨이보에 마지막으로 '444444'라는 여섯 글자를 남겼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4는 죽을 사(死)자와 발음이 같아 불길하게 여겨지는 숫자다.

예멍위안이 왜 웨이보에 이같은 글을 올렸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같은 날 오후 1시 42분에 ‘언니 마음이 답답하다’라는 글을 올려 어떤 고민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지난달 29일 밤에는 ‘이번에 우등생 비율에 따라서 반을 해체한다고 한다. 우리 반은 해체되지 않을거야, 하하하’라는 글을 올렸다. 첫 화면에 본인으로 추정되는 기타를 메고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는 교복 차림의 한 여학생 사진을 올려놔 음악을 사랑한 소녀였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장산(江山)시 장산중학 고교 1학년 과정 재학생인 왕양과 예양은 학교가 주관한 15일짜리 여름 영어 캠프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가 짧은 생을 마감했다.

이들은 미국 서부의 명문대를 탐방하고 미국 고교생들과 짝을 이뤄 미국 문화를 체험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중국인들이 두 소녀의 웨이보를 찾아 명복을 빌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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