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첩보니 알아서 해…국정원 직원, 삼성 협박했다 들통나 파면

비자금 첩보니 알아서 해…국정원 직원, 삼성 협박했다 들통나 파면

기사승인 2013-07-10 06:5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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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서울행정법원 행정6부(함상훈 부장판사)는 ‘비자금 첩보’를 미끼로 삼성을 협박해 대가를 요구했다는 이유로 파면된 이모씨가 국가정보원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파면처분취소소송에서 원고패소판결을 내렸다고 10일 밝혔다.


국정원 6급 직원 이모씨는 지난해 3월 초등학교 후배로부터 삼성그룹의 비자금 조성 첩보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한 통 받았다. 이에 삼성 임원을 만나 자신을 ‘국정원 조사과장’으로 소개한 이씨는
“6개월간 삼성 비자금을 조사해 증거를 확보했다”며 첩보가 담긴 문건을 보여준 뒤 “사장에게 보고하고 연락을 달라”고 했다. 그는 “아는 후배가 사정이 어려워 도와주고 싶다”며 첩보 제공의 대가를 우회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건 삼성의 답변이 아니라 국정원의 감찰이었다.

국정원은 이씨가 삼성을 협박해 대가를 요구하며 첩보를 사적으로 활용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판단하고 지난해 6월 이씨를 파면했다. 삼성임원을 만나 신분을 노출한 것도 징계사유에 포함됐다.

재판부는 "첩보를 이용해 개인적 이익을 얻고자 한 행위는 정보요원으로서 기본적이고 중대한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이씨의 행위로 국정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크게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징계가 명백히 부당하거나 타당성을 잃었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재호 기자 jhjung@kmib.co.kr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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