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얼마 전 더위를 식힐 겸 시원한 빙수를 먹던 정모(31·여)씨는 순간적으로 치아와 머리까지 찌릿한 느낌에 깜짝 놀랐다. 평소 치아에 별 문제가 없었는데 순간적인 통증에 놀란 정씨는 치과를 찾았고 ‘지각과민증’ 진단을 받았다. 지각과민치아는 찬물이나 과일에 치아가 시리다거나 숨을 들이 쉬는 도중에도 치아가 시리고, 시린 증상이 오래 지속되거나 통증으로 발전되는 경우를 말한다. 정씨의 검진결과 시린 증상의 원인은 잘못된 칫솔질. 좌우로 세게 하는 칫솔질로 인해 잇몸 쪽 이가 패여 시린이 증상이 나타난 것이었다.
무더운 여름, 유독 ‘이가 시리다’는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평소 치아가 깨지거나 충치 등 겉으로 보이는 증상이 없음에도 순간적으로 찬 음식을 먹다가 이 시림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대부분 지각과민증 진단을 받게 된다.
명우천 지오치과 수원점 대표원장(치주과)은 “여름이면 차가운 음식을 먹는 경우가 많아 갑작스런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외부 자극에 대해 예리하고 일시적인 통증이 나타나는 지각과민현상으로 겉으로 보이는 특별한 이유 없이 이가 시린 경우가 많다”면서 “이 시림 증상은 충치 등 병적인 원인과는 별개로 나타날 수 있고 치아 마모, 치아 보철물 등 그 원인 또한 다양해 일시적 증상이라고 생각해 넘기지 말고 정확한 원인을 진단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좌우로만 센 칫솔질, 이 갈이 등 치아 마모가 시림증 원인= 갑작스런 치아 시림증, 찌릿한 통증 등을 느낀 경우라면 평소 습관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시림증의 대표적인 원인이 치아마모이기 때문이다. 치아 마모는 칫솔질, 이 갈이, 씹는 습관 등으로 인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지각과민증이 가장 흔히 나타나는 부위는 치아와 잇몸이 닿는 경계부(치경부)다. 이 부위의 잇몸이 내려 앉아 치아의 뿌리가 노출되거나 치아가 V형 등으로 패이게 되면 이 시림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원인은 잘못된 양치습관에 있다. 과도한 힘으로 좌우로만 칫솔질을 할 경우 법랑질과 백악질이 만나는 얇고 약한 부위의 마모로 인해 이 시림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양치 습관이 지속되면 치아와 잇몸이 닿는 부위가 ‘V’형태로 푹 파이게 된다. 씹는 힘이 지나친 과도한 교합력도 시린이를 유발하는 원인이다. 음식을 씹는 힘이 지나치게 강하면 치아는 스트레스를 받고 변형 및 비틀림 현상이 나타난다. 이 때 가장 약한 부위인 치경부에서 법랑질이 깨지거나 상아질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 갈이 습관이 있는 경우에도 지속적인 이 갈이로 인해 치아 표면이 닳아 상아질이 노출되면서 이 시림이 증상이 나타난다. 이 외에 탄산음료나 산성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 이 시림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산성이 치경부 법랑질을 벗겨내는 화학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금니 속 시린이는 교체시기 알람 사인, 놓치지 마세요”= 치아 겉으로 보이는 문제는 없지만 이 시림 증상이 나타난다면 치아 보철물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충치 치료를 할 때 치아를 보호하기 위해 금이나 레진 등으로 덮어씌운 치아 보철의 교체 시기가 지나거나 관리가 소홀할 경우 시린이가 발생할 수 있다. 교체할 시기가 지난 보철물은 잇몸에 염증을 유발하고 잇몸과 보철물 사이 들뜸 현상이 나타나며 치아 안쪽에서 보철물 고정을 위해 사용한 접착액이 흘러내려 치아 사이에 공간이 생길 수 있다. 이런 경우 보철 치아 내부로 음식물 찌꺼기가 들어가 부패해 충치를 유발하거나 치주염이 진행돼 이 시림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금니 등의 보철물은 외관상 치아변색이나 충치가 확인되지 않아 방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금니나 레진 등 씌운 치아에서 시린 증상이 나타났다면 보철물을 교체하거나 점검해야 하는 알람 사인으로 생각하고 놓치지 말아야 한다. 보철물 수명은 관리에 따라 개인차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7~10년 정도다. 보철물을 씌운 지 5년 이상 됐다면 1년에 1~2회 정기 검진을 통해 교체 필요 여부를 확인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스크림 피하지 말고, 왜 시린지 원인 따라 해결해야= 찬 음식 등 외부 자극에 의해 치아 시림증이 나타나는 경우 원인을 치아에 두지 않고 찬 음식을 피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시린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잘못된 칫솔질로 인한 치아 마모가 원인이라면 칫솔모가 부드러운 칫솔로 교환하고 마모가 심할 경우에는 패인 곳을 치과용 복합 레진을 사용해 원래의 형태로 메우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금니나 세라믹 등의 보철물 치아나 주변 잇몸에서 시린 증상이 나타난다면 보철물 교체시기를 점검해봐야 한다. 보철치아는 잇몸염증이 발생해도 육안으로 확인이 쉽지 않기 때문에 특별히 관리가 더 필요하다. 보철물 장착 후 1년에 2회 정도 보철물과 치아 경계부의 들뜸 현상을 확인하고 스케일링을 통해 플라그를 제거하는 등 잇몸 염증을 예방해야 한다. 이밖에 충치로 인한 시린이의 경우 충치치료, 신경치료 후 증상 개선이 가능하다.
방태훈 지오치과 김포점 대표원장(보철과)은 “시린이는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한 후 그에 따른 적절한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찬 음식을 피하거나, 잇몸약이나 진통제 등으로 통증을 완화시키는 일시적인 방법을 사용하다 보면 치주염이나 충치, 보철물 교체 등의 원인을 방치하고 병을 키울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Tip. 생활 속 시린이 예방법]
1. 칫솔모가 부드러운 칫솔을 사용해 원을 그리듯이 골고루 닦아준다.
2. 칫솔질에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칫솔을 손바닥이 아닌 손가락으로 잡는다.
3. 규칙적으로 치실을 사용하며 하루 3번, 3분 양치 등 구강 위생 수칙을 준수한다.
4. 이가 시린 경우 레모네이드나 오렌지주스 등 산성이 포함된 음식은 피한다.
5. 토마토, 오이, 당근 등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류를 많이 섭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