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검찰이 지난 16∼17일 전두환 전 대통령 장남 재국씨 소유 회사 사옥 등에서 압수한 미술품 수백 점은 사흘간에 걸쳐 경기도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1층 수장고로 이송됐다. 미술관 관계자는 “16일 오후 5시쯤부터 5t짜리 무진동 트럭이 낮과 밤에 수차례 와서 포장된 물건들을 내려놓고 갔다”고 말했다.

18일에는 파주 시공사 사옥에서 나온 200여점의 그림, 병풍 등에 대한 압수물 분류 작업이 진행됐다. 19일은 사옥 압수물 중 도자기류와 연천 허브빌리지 등에서 확보한 미술품 확인 및 목록 작성이 이뤄졌다. 도자기의 경우 전날 작업을 하려 했지만 미술관 측에서 “전문가가 필요하다. 운반 중 깨질 수가 있다”고 난색을 표해 보류됐고, 이날 도자기 운송업체 직원 2∼3명을 불러 도움을 받았다.

분류 작업은 셔터문과 육중한 철문으로 된 이중 출입문 뒤쪽에서 이뤄졌다. 수장고 내부 수납공간에 넣어둔 미술품을 하나하나 수레에 싣고 나와서 포장을 뜯고 내용물을 꺼내 목록에 기록한 뒤 다시 포장해서 가져다 놓는 식으로 진행됐다. 함께 자리한 검찰 수사관, 미술관 직원, 전 전 대통령 변호인이 각자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었다.

압수된 미술품은 국내외 유명작가 수십 명의 작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예술가로는 천경자·김종학·배병우·육근병·정원철 작가 등이며, 해외 작가로는 이탈리아의 조각가 스타치 올리, 아일랜드 화가 프란시스 베이컨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차남 재용씨가 직접 그린 그림 7점도 들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현대미술관은 1∼9번 개별 수장고(사진)에 1만여점의 작품을 보관 중이다. 자동 항온, 항습 기능이 갖춰져 있고, 지문 인식과 카드키 인식 등 3∼4겹의 보안장치가 돼 있다. 압수물들은 몰수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최소 수개월간 이곳에서 보관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물이 훼손되면 몰수를 해도 문제고, 반환할 때도 문제가 되기 때문에 전문가가 보관할 장소를 택했다”며 “현대미술관 만으로는 공간이 모자라 국립중앙박물관 등 2∼3곳에 분산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문동성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