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트렁크 누수 현상이 발견된 현대자동차 싼타페 차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현대차가 무상수리를 결정했지만 서비스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차는 지난 16일 신형 싼타페의 트렁크에서 누수 현상이 발견돼 서비스센터를 통해 무상수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달 초부터 장맛비가 내리자 누수 현상을 호소하는 차주들이 속출하면서 이뤄진 조치다. 그러나 수리를 맡긴 차주들은 황당한 일을 겪어야 했다. 접착 부위마다 실런트가 엉망으로 발라져 있어 흉한 모습이 드러난 것이다. 실런트는 두 접착부 사이에서 누설을 방지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개스킷 혹은 액체 또는 연고성의 접착제를 말한다.
이 같은 상황은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싼타페DM 누수 무상수리 이렇게 해주네요’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수리 받은 트렁크 내부 사진이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19일 오후 10시 싼타페의 수리 결과를 지적하는 게시물을 올린 송모(32)씨 등 무상 수리 이후 같은 문제를 발견한 차주 9명을 만났다. 동호회 회원 최모(41)씨는 “수리를 받은 차를 받고 확인하자마자 구멍이란 구멍은 실런트로 덕지덕지 발라 논 모습에 어이가 없었다”면서 “싼타페 가격이 최소 3000만원이고 소비자가 일방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인데 꼭 이렇게 서비스를 해야 했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작업 해놓은 실론트의 종류를 알아보니 자동차 유리 전용 실런트였다. 오늘 간담회 때 유리 실런트를 자체에 쓰면 어떡하느냐고 물으니 대답을 회피 했다”며 “차량용 실런트로는 회색과 흰색 두 종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내 차량은 검은색으로 발라져 있어 왜 그런 것이냐고 물으니 차량번호와 찍은 사진을 주면 해당 사원의 교육을 시키겠다는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정모(34)씨도 “중고가격이 걱정돼 이곳저곳 알아봤더니 벌써 1000만원 가까이 떨어졌다”며 “싼타페는 중고차 시장에서 없어서 못 파는 차였는데 이제는 물새는 차라고 알려져 아무도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싼타페 차주들은 큰 피해를 입은 상황이기 때문에 기업 측에서 그에 대한 보상을 해줘야 하는데 대책이 전혀 없는 상태”라며 “누수 차량에 대해 보증기간이라도 늘려달라고 얘기 해봐도 그럴 권한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수리를 받은 차량 9대의 트렁크 안에서 무성의한 실런트 작업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몇몇 차량은 녹이 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방청 작업이 생략돼 있기도 했다. 이 같은 문제는 이들 9명의 동호회원들에서 끝나지 않았다. 동호회원들에 따르면 지난 2일 장맛비가 시작되면서 싼타페 동호회인 디엠매니아와 디엠러브, 클럽디엠에서는 싼타페 차량에 누수 현상이 발생했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3개 동호회를 합쳐 2일에 30건, 3일 80건, 4일 180건이 올라오더니 현재 1500건이 넘었고 매일 피해 사례가 올라오는 상황이다. 이들은 누수현상이 발견되자마자 수리를 맡긴 차량만 조치를 받았고 지금은 신청자가 밀려 수리를 맡기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대자동차서비스 고객지원2팀 지난 19일 오후 4시 반부터 6시까지 5개 동호회 운영진 등 11명을 불러 간담회를 열어 해명에 나섰다. 현대차 측은 현대 자동차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누수의 원인을 찾고 있으며 동호회 및 각 서스비 데이터 자료로 서비스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점검 대상 차종은 2012년 4월부터 7월 11일까지 생산된 싼타페DM으로 누수 부위 확인을 한 뒤 실러 작업을 할 방침이다.
누수 현상의 원인에 대해서는 밀착 면을 유지시켜주는 고무부품의 밀착력이 약해 들뜸 현상이 일어난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실런트 처리가 엉망으로 됐다는 지적과 소비자 피해에 대한 보상 정도 및 방법에 대해서는 답변이 없었다고 동호회원들은 주장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는 20일 현대차 측의 반론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