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잘라놓은 한복 사진, 외국인들은 기모노로 본다?’
한 네티즌이 올린 해외의 한국 홍보 사진이 관심을 끌고 있다. 사소한 이유로 우리나라의 한복이 외국인들에겐 일본 전통 의상인 ‘기모노’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아이디 ‘에레***’를 사용하는 네티즌은 1일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헐리웃의 한국광고, 저만 이상한가요’란 제목의 글과 함께 건물 옥상에 세워진 대형 광고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에는 ‘Korea, Be inspired(감흥이 일어나는 나라, 한국)’라는 문구와 함께 한복 차림의 한 여성이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의 대형 광고가 담겨있다.
이와 함께 그는 “얼핏 봤을 때 일본관광 광고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한국관광 광고판이네요”라며 “나만 이상하게 보이는 건가요? 왜 자꾸 일본 기모노 입은 게이샤가 보이나요? 여러분은 어떻게 보이시는지?”라는 내용의 글을 덧붙였다.
이 네티즌이 이렇게 의문을 품는 데에는 어느 정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사진이 세로형으로 편집돼 얼핏 보면 기모노 같은 느낌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Korea, Be inspired'는 2010년 한국관광공사가 새롭게 제정한 한국 홍보 슬로건이다. 한복을 입은 여인은 사실 유니버설 발레단의 유명 공연인 ‘심청’의 포스터에서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원래 모습은 왕비가 된 심청이 한복을 입고 양팔과 한쪽 다리를 올린 발레 동작을 하고 있는 우아한 모습이다. 하지만 이 광고 사진에서는 들어올린 양팔과 한쪽 다리를 잘라놓은 상태이다 보니 원래 모습의 느낌은 사라져 버리고 좁아 보이는 치마 끝 등 기모노처럼 보일 오해만 생겨버린 것이다.
이 광고 사진은 해외 곳곳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한국 관련 홍보의 일부에 지나지 않은 사례이긴 하다. 하지만 한국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는 대다수 외국인들을 상대로 홍보를 하면서, 세세한 부분을 간과하다 보면 자칫 엉뚱한 역효과만 낳을 수도 있다는 메시지가 전달되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를 본 다른 네티즌들도 “대충 보면 기모노, 아주 열심히 봐야 한복 같다” “기모노같이 보인다는 게 문제의 핵심” “한국 사람인 나도 이상해 보이는데 외국인들은 어떨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한국 사람이라 ‘한복이구나’ 하겠지만 일부 모습이 다른 나라의 전통 옷으로 느껴진다면, 외국인의 시각은 자신들에게 익숙한 일본문화의 전통 옷을 우리의 한복과 구분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남겼다.
한국홍보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Korea, Be inspired’라는 문구가 없었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명확히 보이기 때문에 수정을 해야 할 수준까지는 아니라고 본다. 다만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오해가 생길 수도 있겠다”면서 “해외 홍보는 더욱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할 필요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