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서 욕설하는 피고인에게 "개XX야!" 女검사 징계"

"법정서 욕설하는 피고인에게 "개XX야!" 女검사 징계"

기사승인 2013-08-02 11:15:01
[쿠키 사회]검찰이 법정에서 피고인에게 욕설을 했다가 고소를 당한 여검사를 형사처벌하지 않는 대신 내부 징계만 하기로 했다.

광주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국일)는 “피고인으로부터 모욕 혐의로 고소된 A모(30·여) 검사에게 ‘죄가 안됨’ 처분을 내렸다고 2일 밝혔다.

A검사는 지난 3월 27일 광주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폭력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피고인 B씨(45)가 수사에 불만을 품고 수차례 욕설을 퍼붓는 데 맞서 “개XX야”라고 한차례 욕설을 했다.

B씨는 A검사가 구형한대로 징역 1년형을 선고받은 뒤 A여검사를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A검사의 모욕 혐의가 범죄 구성요건에는 해당되지만 형법 제20조의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행위에 해당돼 ‘혐의 없음’이 아닌 ‘죄가 안됨’ 처분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죄가 안됨’은 범죄 구성요건에 해당되지 않는 ‘혐의 없음’과 달리 혐의는 인정되지만 처벌을 하지 않을 때 내려지는 처분이다. 해당 혐의의 위법성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불가피하다고 판단되는 만큼 법을 위반했더라도 처벌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상급기관인 광주고검 검찰시민위원회에서도 기소, 기소유예, 죄가 안됨 등의 방안을 놓고 논의한 결과 만장일치로 동일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검찰시민위원회는 속기사용 녹음파일을 분석하고 교도관과 법원 직원, 재판장 등의 진술을 토대로 심의를 해 죄가 안 된다는 데 동의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검찰은 그러나 A검사가 검사로서의 품위를 잃은 것으로 판단돼 대검찰청 감찰위원회에 징계를 건의했다. 검찰은 검찰시민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한 ‘범정소란 및 범법행위자에 대한 공판검사 대응매뉴얼’을 만들었다. 검찰은 이와 함께 B씨의 법정모욕행위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거쳐 추가 입건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A검사를 고소한 B씨는 재판 중 증인에게 20차례, A검사에게 3차례 욕설을 퍼부었고 A검사가 이를 말리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욕설을 하게 된 점을 참작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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