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호소’ 女역도선수 母 “女트레이너가 ‘마사지 안 된다’ 했는데 다시 불러…”

‘성추행 호소’ 女역도선수 母 “女트레이너가 ‘마사지 안 된다’ 했는데 다시 불러…”

기사승인 2013-08-02 14:18:01
[쿠키 사회] 국가대표팀 오승우 총감독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현역 여자 역도 대표선수 A(18)양의 어머니가 인터넷에 심경을 토로했다.

1일 밤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억울함을 호소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성추행 의혹’ 역도 대표선수의 어머니라고 밝힌 B씨는 “(딸에게) 피해가 갈까봐 되도록이면 나서지 않고 원만하게 문제가 해결됐으면 하는 심정으로 한발 물러서 있으려 했다”며 “하지만 오 감독의 기자 회견 내용을 보고 이건 아니구나 싶어 어미로서의 심경을 고백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지난 6월 1일 서울서 딸을 만났을 때 이런 얘기를 처음 들었다는 B씨는 “딸이 연습 도중 허리를 삐긋했는데 오전에 오 감독이 자기가 마사지를 하겠다고 하는 것을 여자 트레이너가 ‘안 된다’고 해 여자 트레이너에게 치료를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여자 트레이너가 출장을 간 오후에 다시 불러 마사지를 하자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감독님이 이상하다. 짜증나고 수치스러웠다’고 했다”고 말했다.

B씨는 “이 때는 기초운동만 해 마사지를 받을 상황도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평소에 오 감독이 제 딸을 예뻐한다는 말을 들은 저로서는 딸에게 ‘너를 아끼니까 그런거야’라고 하면서 오 감독 보는 게 어색해 선뜻 다가가지 못하겠다는 딸을 나무랬다”며 “하지만 그 일 이후 몇 번의 전화 통화에서 ‘마사지 좋았냐’라는 말을 하고 ‘넌 왜 나한테 애교를 안 부리니’라며 혼이 났다는 얘기를 들으니 오 감독이 딸에게 제자 이상으로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B씨는 “그 이후 딸이 운동을 그만두겠다고 하고 숙소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우는 등 행동이 이상해졌다”며 “하지만 이 못난 애미는 단지 (운동에 대한) 권태기라고 생각했다. ‘오 감독하고 좋게 지내야 너의 장래가 보장된다’ ‘오 감독에게 좀 살갑게 다가가라’고 충고했다”고 말했다.

B씨는 “딸이 감독을 피한지 약 1개월 후 오 감독이 학교 감독에게 딸이 머리 상태가 불량하느니 남자선수들과 어울리느니 하며 딸을 퇴촌시키겠다고 말을 했다고 들었다”며 “선수촌 입촌 때부터 그 머리였다. 그렇게 예뻐하시던 제자에게 갑자기 돌변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딸이 쓴 경위서를 보고 눈물만 흘렸다는 B씨는 “내가 걱정할까봐 단지 마사지 이야기만 했던 거다. 성추행은 혼자 속으로 삭히며 혼자 괴로워했을, 수많은 밤을 보냈을 딸을 나는 나무라기만 했던 것”이라고 자책했다.

그는 “어떤 경로로 이 사건이 언론에 노출되고 진행이 됐는지 나는 모른다. 그러나 오 감독의 기자회견 내용을 언론에서 보고 분개할 수 밖에 없었다. 오 감독을 음해해서 우리 모녀에게 무슨 이익이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면서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서지 않겠다. 딸이 운동을 그만 두는 한이 있더라도 오 감독이 있는 선수촌 입촌 거부하겠다. 향후 오 감독의 행동 추이를 봐가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국가대표 유망주인 A양은 오 감독이 5월 31일 태릉선수촌에서 마시지를 한다며 자신을 성추행,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는 내용의 경위서를 지난달 23일 대한역도연맹에 제출한 뒤 선수촌 입촌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 이 소식이 알려진 후 오 감독은 1일 기자회견을 열어 ‘당시 여자 선수들을 담당하는 트레이너가 부재중이었고 다른 트레이너들은 분주했다’ ‘A선수가 진정서를 제출하기 전날 내게 안부문자를 보내왔다’ ‘오해가 있었다면 선수에게 사과하겠다’라는 등의 해명을 했다.

이에 A양은 “모두 거짓”이라며 오 감독의 해명을 조목조목 반박,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대한역도연맹은 오 감독에게 1개월 보직해임을 결정하고 사건의 진위를 파악 중이다.

현재 고혈압으로 입원 중인 B씨는 병원에서 이 글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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