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석씨, "죄송하다..그러나 오산 땅은 정상 거래였다""

"이창석씨, "죄송하다..그러나 오산 땅은 정상 거래였다""

기사승인 2013-08-19 16:42:01
[쿠키 사회] 전두환 전 대통령의 처남 이창석(62)씨가 19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이씨는 1980년대부터 전 전 대통령 일가의 재산 관리를 해 왔으며, 전 전 대통령 은닉재산의 실체 규명을 위한 핵심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이씨는 오전 10시10분쯤 서울중앙지법 법정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여러 질문에 “죄송하다”라고만 답했다. 표정은 잔뜩 굳어있었고, 긴장한 듯 마른 침을 몇 번 삼켰다.

김우수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비공개 영장실질심사에서도 그는 “전직 대통령의 가족으로서 세간의 입에 자꾸 오르내려서 죄송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이씨는 그러나 자신에게 적용된 범죄 혐의는 완강히 부인했다. 그는 경기도 오산 땅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다운계약서를 작성해 130억원 상당의 양도세 및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자신 명의의 오산시 양산동 일대 부지 82만여㎡(25만여평)를 2006년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수백억원대에 매각했다. 그는 부지 절반 정도인 40만여㎡는 전 전 대통령 차남 재용씨에게 매각하는 것처럼 꾸며 불법 증여한 의혹이 있다. 나머지 42만여㎡는 부동산개발업체인 늘푸른오스카빌의 대표 박정수씨가 대주주인 엔피엔지니어링에 585억원에 매각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다운계약서 작성 방식 등으로 세금 탈루가 있었고, 매각 대금 중 상당액이 전 전 대통령 자녀들에게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오산 땅 일부의 실제 주인이 전 전 대통령이고, 애초 매입 자금도 ‘전두환 비자금’에서 유입된 돈이라는 것이다.

이에 이씨는 “다운계약이 아니라 계약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매매 금액·조건이 변경된 것”이라며 “제 값 주고 거래가 됐고 세금 문제까지 정산이 됐다”고 항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법 증여 혐의에 대해서도 “정상적 매매였을 뿐, 증여한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씨 신병이 확보되는 대로 오산 땅과 전 전 대통령 비자금관의 연관성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최종 목표는 관련자 사법처리가 아니라 미납 추징금 환수”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나성원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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