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알라 생방송으로 쏴줘라”…SBS 사고, 두달전 예고 우연의 일치?

“노알라 생방송으로 쏴줘라”…SBS 사고, 두달전 예고 우연의 일치?

기사승인 2013-08-21 11:03:00

[쿠키 사회]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방송 사고에 대해 SBS가 “담당자의 실수”라며 사과한 가운데 방송사 내 일베(일간베스트) 회원이나 이용자들이 고의적으로 사진을 올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서거한 전 대통령을 희화화한 비하 사진이 지상파 방송 뉴스의 보도 화면에 노출된 사상 초유의 사고가 ‘실수’가 아닌 ‘계획된 행동’으로 드러날 경우 파문은 예상된다.

지난 6월 8일 일베에서 아이디 ‘스*****’은 ‘촬영저장소 SBS 내부 인증 간다. 게이들아’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여기서 그는 방송국 내부 사진과 함께 “저격해봐라 그리고 일베는 방송국도 점령했음을 잊지마라 로류놈들”이라고 썼다. 게이는 ‘게시판 이용자’, 로류는 일베와 반대 성향을 보이는 사이트인 ‘오늘의 유머’의 줄임말이다.

여기서 이 네티즌이 SBS 내부라고 한 것은 확인되지 않는 주장일 뿐 사진 속에는 SBS라고 입증할 어떤 단서도 없다.

주목되는 것은 이 게시물에 달린 다른 네티즌의 댓글이다. 같은 날 아이디 ‘소****’이 “방송사고인 척 노알라 생방송으로 한 번 쏴줘라”라는 댓글을 단 것이다. 노알라는 이번 사고에 등장한 노 전 대통령의 얼굴과 코알라 사진을 합성한 비하 사진이다. 이번 사고 내용과 정확히 들어맞는다.

결국 약 2개월이 지난 20일 뉴스에서 예고된 사고가 터졌고, 21일 새벽 ‘스*****’는 일베에 ‘SBS내부인증했던 게이다. 자료화면 제공은 몇명 일게이(일베 게시판 이용자) 선배들 짓이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아무래도 단체로 중징계를 당할 듯싶다. 심각하다”라고 썼다. 그는 여기서도 한 방송사 내부 사진을 함께 올렸다.

전날 방송사고는 자신이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밝히면서 ‘일게이 선배들’ ‘단체로 중징계를…’ 등의 내용을 거론해 방송사 내부의 다른 일베 회원이나 이용자의 소행이라는 것을 암시한 것이다.

SBS “사진은 SBS 아닌 SBS CNBC…인터넷 글만 가지고 판단 무리”

이에 대해 SBS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SBS 관계자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자세히 보면 사진에 나온 내부 모습은 SBS가 아닌 SBS CNBC다. 그걸 가지고 SBS 안에서 뭘 했다는 얘기부터가 벌써 이상한 것 아니냐”며 “그 사람이 누군지 알지도 못하는데 그냥 내가 올렸고 내가 일베다라고 하면 일베의 짓이 되는 거냐. 인터넷에 올린 글만 가지고 확인하기엔 무리다”라고 말했다.

SBS는 사고 후 “실수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이미지가 일부 사용된 것이 확인됐다. 자료 사용에 있어 신중을 기하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한편 SBS 8시 뉴스 김성준 앵커는 자신의 트위터에 “후쿠시마 관련 영상에 대한 문제는 지금 회사에서 경위를 파악 중”이라며 “결과가 나오면 알려드리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신민우 기자 afero@kmib.co.kr, smw@kukimedia.co.kr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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