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최민희 “SBS 사고, 실수라고 보기엔 석연치 않아”

민주당 최민희 “SBS 사고, 실수라고 보기엔 석연치 않아”

기사승인 2013-08-21 13:08:01

[쿠키 정치] 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희화화·비하 사진을 노출한 20일 SBS 8뉴스 방송사고에 대해 “실수라고만 보기엔 석연치 않은 점들이 있다”며 경찰수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최 의원은 21일 낸 논평에서 “고인이 된 전직 대통령을 비하하고 욕보이는 보도가 지상파 방송에 버젓이 등장하다니 실로 경악할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최 의원은 “적어도 SBS 보도국 차원에서 이번 일을 ‘고의’로 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SBS의 해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제작 담당자의 실수’로만 보기에는 미심쩍은 구석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있기 두달여 전인 지난 6월 8일 일베(‘일간베스트’의 줄임말) 게시판에 ‘SBS내부 인증’이라는 제목으로 ‘일베는 방송국도 점령했다’는 글이 SBS 보도국 내부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그리고 해당 글에는 이번에 문제가 된 노 전 대통령 비하 이미지를 ‘방송사고인 척 생방송으로 내달라’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면서 방송사 내부의 일베 회원이나 이용자의 ‘계획된 행동’일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인증 글을 올린 인물이 정말 SBS 직원인지 알고 싶다. 이를 위해 경찰 수사를 요청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BS 관계자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해당 사진은 SBS가 아닌 SBS CNBC 내부 모습”이라며 “SBS CNBC 사진을 가지고 SBS라고 하며 무엇을 했다고 얘기하는 것부터가 이상하며, 인터넷에 올라온 글만 가지고 (내부 직원의 계획적 행동이라고)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는 것 아니냐”고 해명한 바 있다.

최 의원은 보도에 이용된 이미지와 원본 이미지의 비교에서도 이상한 점이 발견된다고 전했다.

그는 “문제의 이미지는 일베 회원이 운영하는 한 블로그 게시글에 포함돼 있고, 이 글에는 SBS뉴스에 사용된 그래픽 외에도 일본사이트에서 인용한 방사능 관련 그래픽이 다수 등장한다. 문제는 모든 그래픽마다 하나 같이 문제가 된 노 전 대통령 비하 이미지가 ‘워터마크’로 합성돼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SBS의 제작 담당자가 이 글에 게재된 그래픽을 모두 봤다면 이상한 점을 눈치 못 챘을 리 없다는 것이다.

이어 최 의원은 “더구나 보도에 사용된 그래픽에서는 노 전 대통령 비하 이미지가 얼굴 부위만 조그맣게 등장했지만, 합성된 원본에서는 얼굴 아래 가슴까지 선명하게 표시돼 있다”며 “담당자가 보도에 사용된 부분만 잘라낼 경우 노 대통령 비하 이미지가 합성돼 있는 사실을 몰랐을 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SBS는 한 점 의혹도 남김없이 조사해서 진상을 밝혀주길 바란다”며 “이번 일이 실수로 밝혀지더라도 재발방지를 위해 데스킹 과정에서 왜 걸러내지 못했는지 등 보도시스템을 다시 점검하고, 책임을 물을 사람에게는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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