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박상도 아나 “연예인들 ‘뜬금 시구’, 스포츠 격 떨어뜨려”

SBS 박상도 아나 “연예인들 ‘뜬금 시구’, 스포츠 격 떨어뜨려”

기사승인 2013-08-27 14:45:00

[쿠키 스포츠] SBS 박상도 아나운서가 최근 프로야구 경기마다 이어지고 있는 연예인들의 ‘이슈성 시구’에 ‘일침’을 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박 아나운서는 27일 자유칼럼그룹에 올린 ‘시구(始球)를 시비한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최근에 몇 년의 시차를 두고 벌어진 일들 중에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 현상 중 하나가 프로야구 시구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클라라, 신수지, 태미는 (외국 언론에까지 소개되는 등) 시구의 효과를 확실히 본 것 같다”며 “하지만 한국프로야구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최근 클라라는 늘씬한 몸매를 과시하는 복장의 시구로, 신수지와 태미는 각각 체조와 태권도 동작을 가미한 시구로 대중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이들이 시구를 한 후 며칠간은 이들의 시구에 대한 기사와 사진들로 주요 포털사이트가 도배될 정도였다. 특히 클라라의 경우 스스로 ‘인생이 시구 전과 후로 나뉘었다’고 말할 정도로 단숨에 스타 반열에 올랐다.

박 아나운서는 “아무리 오락적 요소가 강한 스포츠라도 격(格)은 갖춰야 한다. 그리고 격의 기본은 본업에 충실해야 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며 “야구를 보러 온 관중이 뜬금없이 체조나 태권도 동작을 하는 시구자를 보는 것이 격에 맞는 일이라고 말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몇몇 연예인들의 노출 시구 역시 프로야구의 격을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호감도 상승 등을 노린 연예인들의 ‘철새 시구’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박 아나운서는 “어제는 롯데에서 오늘은 두산에서 시구를 하는 연예인들의 행태도 문제가 있다. 시구는 부르면 무조건 달려가는 방송프로그램이 아닌 경기장을 찾는 홈팬들에 대한 서비스”라며 “기본적으로 시구자는 홈 구단의 팬이어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적어도 다른 구단의 시구 제의에 응하지 않는 정도의 도리는 지켜줘야 한다. 시구가 끝난 후 경기 관람은 선택이 아닌 필수여야 하고, 아무리 연예인이더라도 이 정도는 지켜줘야 시구를 할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아나운서는 “1980년대 3S(Sex, Screen, Sports)에 의한 우민화 정책으로 프로야구가 출범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그래, 시작은 정권의 필요에 의해서 급작스럽게 출발했어, 그래도 지금은 우리가 얼마나 스마트하게 프로야구를 즐기고 있는지 알아?’라고 얘기하고 싶다면 지금의 시구 행태를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며 “우리 프로야구에도 관중과 소통하고 감동을 주는 시구가 꽤 있었겠지만 지금 매체가 앞다퉈 보도하는 시구는 연예인들의 부적절하고 뜬금없는 시구였다. 구단과 연예인과 이를 보도하는 매체가 스스로 앞장서서 스포츠 문화의 질(質)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피력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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