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해도 ‘뱀직구’ 살아있네!…임창용 빅리그 데뷔 무실점 쾌투

긴장해도 ‘뱀직구’ 살아있네!…임창용 빅리그 데뷔 무실점 쾌투

기사승인 2013-09-08 11:57:01

[쿠키 스포츠]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뱀직구’는 살아 있었다.

한일 통산 프로생활 18년(한국 13년·일본 5년)의 ‘베테랑’ 임창용(37·시카고 컵스)이 꿈에 그리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우뚝 섰다.

임창용은 8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경기에서 팀이 3-4로 뒤진 7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마무리 했다.

임창용의 빅리그 첫 상대는 오른손 대타 숀 할턴, 첫 공은 몸쪽 볼 판정을 받은 91마일(146km)짜리 투심패스트볼이었다.

이후 임창용은 최고 시속 93마일(약 150km)의 직구를 뿌리는 등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일본 야쿠르트 시절 팀동료였던 도요아오키 노리치카를 2번째 타자로 상대했다. 임창용은 3볼-1스트라이크에서 5구째 투심패스트볼을 던졌다가 아오키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다.

1사 1,2루의 위기를 자초한 임창용은 3번째 상대인 진 세구라를 초구 투심패스트볼로 유격수 땅볼 병살 플레이를 유도해 이닝을 마쳤다. 한국과 일본의 프로생활을 모두 경험한 관록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첫 빅리그 마운드에서 긴장한 듯 내내 굳은 표정이었던 임창용은 그제서야 야수들과 글러브를 마주치며 가벼운 미소를 띄었다.

이날 총 14개의 공을 던진 임창용은 7개를 스트라이크존 안에 넣었다. 전체 14개 공 중에서 13개가 직구(포심 4개, 투심 9개)일 정도로 적극적인 정면승부를 펴쳤다. 아오키를 상대로 던진 3구째 체인지업이 유일한 변화구였다.

임창용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 ‘아, 이제 시작이구나’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며 “팀이 1점 차로 지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좀 긴장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임창용은 “결론적으로 막아서 다행이지만 선두 타자에게 볼넷을 내준 건 좀 아쉬웠다. 하지만 이제 첫 경기고 앞으로 더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임창용은 1994년 LA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박찬호를 시작으로 메이저리그 무대에 오른 14번째 한국인 선수가 됐다. 또 이상훈, 구대성, 박찬호에 이어 4번째로 한국·미국·일본 프로야구에서 모두 뛴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한편 이날 시카고 컵스는 밀워키 브루어스에 3-5로 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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