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IT] ‘신비주의는 끝났다?’
이제 애플도 “루머는 루머일 뿐”이라는 소리를 함부로 못할 것 같다. 그동안 나돌던 아이폰5S와 5C에 대한 소문이 거의 다 들어맞았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소문 보도에 ‘피식’ 웃음을 흘린 후 제품 공개 행사장에서 청중들의 ‘와우’ 탄성 소리를 이끌어내던 애플 특유의 ‘신비주의’ 스타일도 옛말이 된 느낌이다.
아이폰 신모델과 관련된 소문 중 하나는 그동안의 블랙, 화이트 라인에서 탈피해 ‘골드 컬러’를 포함한 ‘다양한 색상’의 제품이 나온다는 것이었다.
KGI 증권 애널리스트 밍치궈는 아이폰5S에 골드 컬러 제품이 추가된다는 분석보고서를 지난달 내놨고, 벤처투자가인 M.G. 지글러도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에 “샴페인 색깔에 가까운 은은한 골드 컬러 제품이 추가될 것”이라고 예상한 글을 올렸다. 이 같은 내용들은 여과 없이 해외언론 및 IT전문사이트에 등장했다. 로이터는 지난달 22일 중국 애플 스토어를 찾은 소비자들에게 ‘금빛 아이폰’에 대한 반응을 묻는 현지 르포 기사를 쓰기도 했다.
11일(한국시간) 공개된 아이폰5S는 그레이, 골드, 실버(아래 사진 왼쪽부터) 등 3가지 색상으로 출시됐다. 아이폰5C는 화이트, 핑크, 블루, 옐로우, 그린으로 구성됐다. 소문이 정확하게 맞은 것이다.
애플이 내세우는 아이폰5S의 강점 중 하나는 A6 프로세서보다 약 2배 빠른 64비트의 A7을 장착했다는 것이다. 애플이 밝힌 대로 64비트 스마트폰은 아이폰5S가 세계 최초다. 하지만 이 사실이 이번 공개에서 최초로 드러나진 않았다.
밍치궈는 지난달 아예 아이폰5S와 5C의 ‘예상 제품사양표(위 사진)’를 공개했다.
여기에 따르면 아이폰5S는 A7 프로세서, 아이폰5C는 기존 아이폰5와 같은 A6를 사용할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이는 소문이 아닌 사실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동안 각종 외신을 통해 언급된 지문인식 기능도 ‘예상대로’ 아이폰5S에 추가됐으며, 하다못해 아이폰5C에는 없을 거라는 전망까지 들어맞았다.
물론 소문들이 새로운 아이폰을 완벽하게 꿰뚫어 본 것은 아니다. 제품 사양에서 조금씩 차이가 나는 것들도 있다.
하지만 ‘새 아이폰에서만 볼 수 있는’ 요소들은 다 일치했다. ‘도도한’ 아이폰도 이제 지나간 얘기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