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여대생 청부살인 사건’이 영화로 만들어진다.
피해자인 고(故) 하지혜(사진·당시 22)씨의 친오빠 진영씨는 2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동생의 사건을 영화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메가폰은 ‘미술관 옆 동물원’ ‘집으로’ 등으로 잘 알려진 이정향 감독이 잡는다.
진영씨는 “이 감독은 사건 초기인 11년 전부터 이 사건을 조사했다”면서 “이 감독이 처음부터 영화화를 목적으로 조사를 한 건 아니다. 영화로 만들기로 결정한 것은 약 2개월 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사건을 영화로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는 소문을 들었고, 가족들이 알지도 못한 채 누군가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며 “페이스북에 ‘만약 동생의 사건을 영화로 만든다면 가족들과 오랜 시간 인연을 맺어온 이정향 감독에게 맡길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알렸고, 영화화를 결정하게 된 것도 이때쯤”이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내년 가을쯤 개봉을 목표로 현재 시나리오 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 영남제분 류모 회장(66)이 부인인 윤모씨(68·여)는 자신의 사위와 이종사촌인 여대생 하지혜씨의 관계를 불륜으로 의심, 자신의 조카에게 하씨 살해를 지시했다. 이 사건으로 하씨는 유명을 달리했고 윤씨는 2004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대중의 뇌리에서 잊혀져 가던 사건은 올해 5월 한 시사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윤씨가 허위진단서를 발급 받아 수차례의 형집행정지를 받으며 사실상 자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후 윤씨는 형집행정지가 취소돼 재수감됐고 허위진단서를 발급해준 세브란스병원 박모 교수(53)와 회사자금을 빼돌려 그 일부를 진단서 발급 대가로 건넨 혐의로 류 회장이 구속기소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