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커쇼의 포문, 그레인키의 연결, 류현진의 마무리.’
이 환상적인 하모니가 완성될 수 있을까. LA다저스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25)의 완벽투를 앞세워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류현진(26)을 위한 ‘조명’은 더욱 밝아진 느낌이다.
4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터너필드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5전3승제) 1차전 방문경기에서 7이닝 동안 1실점만 내주면서 12개의 삼진을 잡는 커쇼의 역투를 앞세워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6-1로 승리했다.
다저스의 1차전 승리와 커쇼의 호투는 3차전 등판 예정인 류현진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첫판 승리로 류현진이 시리즈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을 이어가게 됐다. 만일 다저스가 2차전에서도 이긴 후 류현진이 나선 3차전에서도 승리를 거두면 류현진은 ‘스윕(시리즈 무패 통과)의 순간’에 마운드에 선 선발투수가 된다.
똑같은 1승이라도 마지막을 장식한 투수는 의미나 바라보는 시선이 사뭇 다르다. 상승 기류를 타고 있는 팀 분위기에 혹시나 자신이 찬물이나 끼얹지나 않을까하는 부담감을 이겨냈다는 점과 함께 다음 시리즈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팀을 이끌었다는 이미지는 아무래도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이끌어 낸다.
완전히 같은 경우는 아니지만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우승을 확정지을 때 마운드를 지킨 투수를 ‘도아게(どうあげ·헹가래) 투수’라는 별칭으로 부르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정도다.
여기에 팀이 전력 소모를 최대한 줄이며 리그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도록 깔끔하게 3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준다면 안 그래도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낸 류현진의 팀내 입지는 더욱 올라갈 수 밖에 없다.
결국 이런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는 요소들이 류현진의 투지를 더욱 불타오르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커쇼의 호투도 류현진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날 커쇼는 그야말로 완벽에 가까울 정도였다. 3년 연속 리그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차지한 특급 투수답게 포스트시즌이라고 긴장하거나 흔들리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류현진은 에이스의 이런 ‘괴물투’를 지켜보면서 한결 부담을 덜었을 수 있다. 5차전까지만 가면 다시 커쇼가 등판하기 때문이다. 즉, 자신이 패전을 기록하고 시리즈가 길어지더라도 탈락의 단초를 제공한 장본인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확신에 편안한 마음으로 마운드에 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2차전 전망도 다저스에게 유리해 보인다.
다저스 선발로 나설 잭 그레인키는 올 시즌 15승4패, 평균자책점 2.63으로 애틀랜타 선발 예정인 마이크 마이너(13승9패, 평균자책점 3.21)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