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슬로우볼’로 ‘홈런왕’ 농락한 유희관…박병호 맞대결 무안타

[프로야구] ‘슬로우볼’로 ‘홈런왕’ 농락한 유희관…박병호 맞대결 무안타

기사승인 2013-10-09 17:02:01

[쿠키 스포츠] “난 박병호 무서워 한 적 없다.”

허언(虛言)이 아니었다. 두산의 ‘슬로우볼러’ 유희관(사진·27)이 ‘홈런왕’ 박병호(27)를 가을야구 첫 대결에서 압도했다.

유희관은 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차례 대결에서 박병호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웠다. 박병호가 전날 1차전에서 홈런을 터뜨리는 등 가을야구 첫 경험임에도 긴장하는 기색은 전혀 없이 경기를 지배했었다는 점에서 유희관의 ‘배짱투’는 더욱 돋보였다.

유희관은 1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박병호를 유격수 땅볼로 잡았다. 코스는 깊숙했다. 하지만 송구력이 좋아 평소 수비위치를 뒤에서 잡는 두산 유격수 김재호를 뚫지 못했다.

3회말 대결이 가장 볼만했다.

1사 1루 상황에서 박병호가 때린 타구는 가운데 담장을 향해 쭉쭉 뻗어갔다. 연이틀 홈런을 기대한 넥센 팬들이 대부분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중견수 이종욱의 글러브에 걸렸다. 위치가 다소 애매해 좌익수 정수빈과 충돌 위험을 감수해가며 잡아낸 이종욱의 침착함이 빛났다.

역시 1사 1루 상황이었던 6회말에도 유희관은 박병호를 짧은 우익수 플라이로 돌려 세웠다.

결국 이날 모두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박병호와 만난 유희관은 홈런이나 안타는커녕 진루타 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7일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박병호가 전혀 무섭지 않다며 “상황이 된다면 (아무리 박병호라도) 70km대의 슬로우 커브를 던지겠다”는 여유 넘치던 모습은 ‘연출’이 아닌 진짜 ‘자신감’이었던 셈이다.

이날 유희관은 7.1이닝을 던지며 넥센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한편 경기는 연장까지 이어지는 치열한 접전 끝에 넥센이 김지수의 끝내기안타에 힘입어 3-2로 이겼다. 전날 1차전도 이택근의 9회말 적시타로 4-3으로 승리한 넥센은 역대 포스트시즌 첫 ‘이틀 연속 끝내기안타 승리’라는 새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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