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 카약킹 체험기, 물살 가르며 산과 하나 돼 절경을 노니는 재미

초보자 카약킹 체험기, 물살 가르며 산과 하나 돼 절경을 노니는 재미

기사승인 2013-10-10 16:01:01


[쿠키 생활]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가을바람이 손끝에 닿는 9월의 어느 날, 붉은 절벽과 인삼으로 유명한 충남 금산의 수통대교로 향하는 마음이 설렌다. 안개도 걷히고 잔잔한 강가의 표면 위로 소나무의 그림자가 손을 흔들며 반겨준다. 새로움을 마주한다는 떨림 앞에 적벽강 코스의 반환점인 수통대교를 출발해 인삼골캠핑장까지 10㎞ 코스의 카약킹 체험에 나섰다.

3시간 가량의 짧은 코스이고 5분만 배워도 누구나 손쉽게 탈 수 있는 카약이라지만 생각지 못한 급류에 휩쓸리거나 수면에 맞닿아 있는 바위에 카약이 걸쳐졌을 때 빠져나오는 법, 기본자세와 패들링 등 배울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초보자에게 안전한 인플레터블 카약에 공기를 채우고는 카약의 가장 기본이 되는 패들링을 배우기로 한다. 패들을 어깨 넓이보다 조금 넓게 잡은 뒤 어깨와 패들 사이에 생긴 네모난 모양의 패들박스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왼쪽 오른쪽으로 8자를 그리며 움직여본다. 이 자세를 에르고 운동이라고 하는데, 불과 몇 분의 에르고 운동으로도 어깨가 뻐근해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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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자세를 배운 뒤 구명조끼를 입고 얕은 물가로 카약을 나른다. 크게 한 번 심호흡을 하고 카약에 올라 몸을 깊숙이 넣고 나니 물의 흐름이 몸의 마디마디로 전해진다. 물의 저항을 받은 패들을 몸쪽으로 끌어당기는 일은 쉽지 않았다. 팔이 아닌 허리를 이용해 패들링을 하기까지 수차례 바위에 걸리고 방향을 잃고 강의 이쪽저쪽을 헤매다 밀려오는 물에 힘을 싣는 방법이 익숙해지자 카약에도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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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고 했던가. 초록이 녹아 흐르는 싱그러운 여름 강의 막바지에서 투명한 강물에 비치는 적벽강의 풍경들이 고요하게 다가온다. 바람소리만 이따금씩 들려오는 수면 위에 떠있노라니 절로 콧노래가 흥얼거려진다. 수통대교에서 인삼골캠핑장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수심이 깊지 않고 급류 코스가 적어 초보자가 타기엔 안성맞춤이다. 소나무숲과 인삼밭을 양쪽으로 끼고 있고 풍광이 수려해 쉬엄쉬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2시간 남짓 지났을 무렵 높은 적벽 앞으로 급류 구간이 보였다. 급류에서는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방심은 금물이다. 패들을 잡은 손에 힘을 준채 선임자의 카약이 나아가는 방향을 예의주시한다. 급류의 중심부에서 먼 곳, 강의 곁을 따라 힘차게 패들을 저으며 물살에 카약을 맡긴다. 급류는 눈 깜짝할 새 지나가고 또 다시 잔잔해진 물살에 몸을 맡긴 채 잠시 숨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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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카약킹을 마친 뒤 인삼골캠핑장에 도착해 강변에 텐트를 쳤다. 텐트 앞에 둘러앉아 차가운 몸을 녹이며 못다한 하루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저물어가는 하루를 바라보며 다가올 가을의 찬 공기를 맡아본다.

글 김성지·사진 박효상 쿠키뉴스 기자 ohappy@kukimedia.co.kr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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