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에 120만원, PO 암표상 몸통있다”… 인터넷서 극성, 관계기관은 나몰라라

“4장에 120만원, PO 암표상 몸통있다”… 인터넷서 극성, 관계기관은 나몰라라

기사승인 2013-10-16 12:54:01

[쿠키 사회] “레드석 4장에 120만원 부르는 사람도 봤다니까요.”

프로야구 포스트시즌(PS)에 대한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 예매 웃돈장사’에 대한 팬들의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티켓을 ‘구하자마자’ 판매에 나선다는 점에서 조직적인 암표상들의 개입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16일부터 시작되는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의 플레이오프(PO) 인터넷 예매는 전날인 15일 오후 2시부터 지마켓과 티켓링크를 통해 진행됐다. 양팀이 전통적인 인기 구단인데다 13년 만에 이뤄진 ‘잠실 라이벌’ 간의 가을야구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티켓 구하기는 그야말로 ‘전쟁’이었다. 예매 개시 수십분 만에 모든 좌석의 티켓이 동이 나버릴 정도였다.

인터넷에는 “세상에서 제일 힘든게 플레이오프 인터넷 예매” “구하고 못 구하고를 떠나서 (접속 자체가 안돼) 사이트 구경도 못해봤다” “13시간 만에 접속이 됐는데 이젠 또 결제가 안 된다” “그냥 포기했다” “판매 방식이 완전 X판이다”라는 등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예매 시작 전부터 기다리고 있다가 몇 시간 동안 시도를 해도 못 구하는 사람이 부지기수인데 곧바로 판매에 나서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구한 거냐” “암표상들에게 이미 다 풀린 것 아니냐”라는 등 ‘웃돈 장사’에 대한 원성이 나왔다. 한 네티즌은 트위터에 “레드석 4장에 120만원을 부르는 경우도 봤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레드석은 정가가 3만5000원이다.

실제로 예매가 한참 진행 중인 15일 오후 2시가 조금 지난 시점부터 일부 전자상거래 관련 인터넷 카페 등에는 플레이오프 티켓을 팔겠다는 이들과 사겠다는 이들의 게시글이 잇달아 올라오기 시작했다. 팔겠다는 이들은 대부분 자신이 확보한 좌석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함께 휴대전화 번호를 올려놓고 있다.

사려는 이로 가장해 일부 전화번호로 문자를 보내본 결과 정가가 3만원인 옐로우석의 경우 한 장당 5만원~10만원을 부르는 경우가 많았다. 한 판매자는 “‘저희가’ 예매가 잘돼서 8장이 생겼다. 어디 팬이냐”고 물었고 팀이름을 대자 “그쪽 옐로우석 4장을 가지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두 명 이상이 LG와 두산 쪽의 티켓을 모두 확보해 판매에 나섰다는 뜻이다. 프로야구 인터넷 예매는 한 명당 4장까지만 할 수 있다.

규명과 단속은 사실상 방치 상태다.

잠실야구장 운영본부 관계자는 “이른바 따로 있는 ‘몸통’이 ‘알바’를 푼다고 들었다. 고용된 사람들이 PC방 등에 흩어져 조직적으로 티켓 구하기에 나서는 것”이라며 “그런데 이 몸통을 잡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몸통을 잡지 못하는 한 겉으로는 그저 ‘사인(私人)간 전자상거래’이기 때문에 법적 단속이나 처벌의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경제진흥실 민생경제과 최은희 주무관은 “개인적 판매자도 물론 많겠지만 직업적인 암표상도 분명히 있다고 본다. 상식적으로 정말 야구장에 가려고 표를 구했다가 사정이 생겨 못 가게 된 경우라면 대부분 주변의 친분있는 사람들에게 그냥 주거나 정가대로 혹은 약간의 수고비만 붙여 팔지 않나. 표를 구하자마자 몇만원씩 더 붙여 인터넷에 팔겠다고 올리는 경우는 일반적인 모습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직업적 암표상이라는 사실이 확실히 규명돼야 통신판매업이나 전자상거래 관련 법을 적용할 수 있다. 보이는 상으로는 그냥 개인 간의 자율적 거래일 뿐”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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