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다시 한 번 ‘실책쇼’로 팬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1차전에서 3루수 정성훈이 점수와 직결되는 실책 2개를 저질러 고개를 숙인 LG는 이번엔 내야진이 ‘합작’으로 팀의 상승기류에 찬물을 끼얹었다.
시작은 유격수 오지환이었다. 오지환은 3회 선두타자 김재호의 평범한 땅볼을 원바운드로 송구했다. 어렵게 잡은 것도 아니고 자신이 서 있는 곳을 향해 그대로 떼굴떼굴 굴러오는 쉬운 타구였다. 그 다음은 1루수 이병규(7번)였다. 오지환이 던진 공이 원바운드긴 했지만 잡기 어렵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병규는 이를 놓쳐버려 두산에 무사 1루 찬스를 안겼다.
가을야구 경험이 없는 LG 선발투수 신재웅이 2회까지 21개를 던지며 무피안타에 1볼넷만을 허용하며 호투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고두고 아쉬운 장면이었다. 긴장감을 극복해가며 잘 던지던 신재웅은 수비 실책으로 1사 주자 없는 상황이 무사 1루 찬스가 되자 흔들렸다 볼넷 등을 내주며 주자를 쌓아갔다.
다음은 포수 윤요섭과 투수 신재웅이었다. 무사만루 위기에서 두산 김현수의 1루 땅볼. 윤요섭은 3루 주자를 홈에서 잡은 후 병살을 위한 1루 송구를 그라운드 안쪽으로 너무 치우치는 방향으로 던졌다. 여기에 신재웅은 자신이 들어갈 필요도 없는 1루 베이스커버를 들어가 손주인의 시야를 가려버려 공이 뒤로 빠져 추가점을 헌납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공격에서 재치 있는 플레이로 팀에 기여를 한 3루수 김용의도 수비에선 도움이 되지 못했다. 주자가 3루를 돌 때 길을 열어줘야 하는데 1루를 멀뚱히 쳐다보고 있다가 임재철과 부딪혀 주루방해가 인정됐다. 두산은 또 1점을 추가했다.
공식적으로 기록된 3회 LG의 실책은 총 3개. 포스트시즌 한 이닝 최다 기록 타이다.
어이없는 장면은 5회에도 나왔다. 1사 1루 상황에서 두산 최재훈은 번트를 댔다. 기습 번트가 아닌 희생 번트로 무사가 아닌 1사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다소 이해가 안 되는 작전이었다. 그런데 더 이해가 안 가는 장면을 신재웅에 이어 나온 LG 투수 임정우가 연출했다. 바로 앞 1루수에게 원바운드로 송구해 공이 빠진 것이다. 2사 2루가 돼야 할 상황이 1사 1,3루가 됐다. 다행히 다음 타자 김재호를 병살로 잡아 실점은 하지 않았지만 LG 코칭스태프나 팬들로서는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결국 PO 3차전 초반 LG의 내야는 ‘잘 던지던 자기 팀 투수는 조기 강판 시키고, 흔들리던 상대 팀 투수는 도와주는’ 최악의 수비였다.
경기는 7회초 현재 두산이 5-3으로 앞서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