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31일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선 귀에 익은 멜로디가 울려 퍼졌다. 영원한 가객 고(故) 김광석(1964~1996)의 노래 ‘끝나지 않은 노래’였다. ‘우린 너무 그저 사는 일에 익숙해지고/ 함께 불렀던 그 노래는 기억조차 없구나….’
이날 무대는 창작 뮤지컬 ‘디셈버: 끝나지 않은 노래’(이하 ‘디셈버’)의 쇼케이스 자리였다. 출연 배우들은 한 명씩 무대에 올라 한 소절씩 노래를 이어 불렀다. ‘디셈버’는 김광석 노래로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로 12월 16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첫 상연된다.
김광석 음악으로 만들어지는 뮤지컬은 ‘그날들’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 이어 올해만 벌써 세 번째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디셈버’엔 눈길을 끄는 구석이 많다. 주인공 지욱 연엔 국내 대표적인 뮤지컬 스타 김준수(26)와 박건형(36)이 더블 캐스팅됐다. 50억원 넘는 제작비가 투입됐으며. 공연에선 김광석의 미발표곡 두 곡 ‘다시 돌아온 그대’ ‘12월’도 공개된다. 극작과 연출은 영화감독 등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장진(42)이 맡았다. 내년은 김광석이 태어난 지 5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김준수는 “내 마음을 끄는 요소가 많아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광석 선배님의 노래를, 게다가 미발표곡까지 제 목소리로 들려드릴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미발표곡을 처음 들었을 때 ‘아, 이 작품 놓치면 후회하겠구나’ 싶더라고요.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선다는 점도 좋았고요.”
박건형은 “장진 감독님과 함께 작업을 해보면 어떨지 정말 궁금했다”며 “관객들에게 선물 같은 공연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들 외에도 송영창(55) 오소연(28) 김슬기(22) 등이 출연한다.
장진의 표현을 빌리자면 ‘디셈버’는 “잃어버린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작품은 1992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러브스토리와 20년이 흘러 당시의 사랑을 되새기는 인물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장진은 “최고 배우들을 캐스팅했고 최고의 무대에서 공연을 펼친다”며 “작품이 잘 안 되면 전부 내 책임일 수밖에 없다. 부담이 정말 크다”고 거듭 말했다.
“뮤지컬 연출에 대한 꿈이 있었고 연출 제의도 그간 수차례 받았어요. 하지만 저는 고집이 있었죠. 창작 뮤지컬로 라이센스 뮤지컬에 당당히 맞서고 싶었거든요. 제 능력이 부족한 건 알지만 이런 기회가 언제 또 올까 싶어 도전하게 됐습니다. 정말 잘 만들어보고 싶어요.”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