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검 공안부(이근수 부장검사)는 31일 일간 베스트 저장소(일베)에 5·18 희생자와 유족을 비하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린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자 명예훼손)로 대학생 A씨(20)를 불구속 기소했다.
A씨는 1980년 당시 아들의 관 옆에서 오열하는 어머니의 사진에 택배운송장을 합성해 “아이고 우리 아들 택배 왔다, 착불이요”라는 설명과 함께 인터넷에 게시물을 올린 혐의다.
인터넷 카페에서 5·18이 북한 특수부대원들이 주도한 사건이라는 주장 등을 한 전두환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전사모) 회원 10명이 30일 대구지법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것과 대조된다.
법조계에서는 5·18을 비하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A씨에게는 무죄가 아닌 다른 판결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을 하고 있다.
대구지법과 앞서 전사모 회원과 같은 내용을 주장한 지만원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대법원 판결의 핵심은 “개개인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북한군 개입 주장이 5·18 유공자나 참가자들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없다”는 점도 작용했다. 하지만 A씨는 게시한 사진 속 등장인물이 당사자로서 고소장을 접수한데다 명예를 훼손당한 개인이 명확히 특정되기 때문이다. A씨는 타인의 사진이나 주장을 인용한 게 아니라 택배운송장까지 합성하고 희생자의 관을 택배 물건에 비유했다는 것도 다르다.
검찰은 “벌금 정도로 처리할 사안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향후 재판에서 유죄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A씨와 함께 고소·고발된 TV 조선·채널 A프로그램 출연자 4명, 일베 회원 등 누리꾼 4명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5·18 단체는 A씨의 기소사례를 토대로 추가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송선태 5·18 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인터넷 등에서 5·18 당사자를 비하한 사진 속의 인물을 찾아 추가 고소·고발을 이끌어낼 것”이라며 “5·18을 호도하는 인터넷 게시물에 수천개의 댓글이 달리는 왜곡된 현실을 검찰과 법원이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