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본명 동영배·25)은 그룹 빅뱅의 멤버이기 이전에 한 명의 솔로 가수로서 남다른 이력을 쌓아왔다. 특히 2008년 발표한 첫 솔로 음반 ‘핫(HOT)’은 대중과 평단에서 두루 호평 받은 앨범으로 기억된다. 이듬해 이 음반은 음악성을 잣대로 수상 여부가 결정되는 한국대중음악상(6회)에서 ‘최우수 알앤비&소울 음반’을 수상했다. 2010년 발표한 1집 ‘솔라(Solar)’ 역시 좋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태양의 솔로 2집이 기대를 모으는 건 이처럼 전작들의 성과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음반에 수록될 노래 중 한 곡인 ‘링가링가’를 앨범 발매 전 미리 공개하며 솔로 활동을 재개했다.
11일 서울 서교동 한 카페에서 태양을 만났다. 그는 “지난 3년간 2집을 준비하느라 딴 일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며 “이젠 사랑도 하고 싶고 여행도 떠나보고 싶다”고 말했다.
-3년 만에 내놓는 정규 음반이다.
“기쁘다. ‘음반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하고 만들게 된 앨범이 아니다. 발단은 미국에 놀러갔다 좋아했던 프로듀서와 우연히 연결이 돼서 곡을 몇 곡 만들게 됐다. 이후 (빅뱅의) 월드투어를 진행하며 세계 곳곳에서 만난 프로듀서랑 작업하며 몇 곡이 더 추가됐다. 그러면서 앨범이 만들어졌다.”
-아직 선공개곡만 공개된 상태다. 전체적인 앨범 색깔은 어떠한가.
“내 색깔을 지키되 변화도 주려고 노력했다. 가령 ‘링가링가’만 보더라도 서정적이고 멜로디가 중시되던 기존 내 음악과는 다르다. 나의 원래 음악을 좋아하시던 분이라면 당황스러울 수도 있을 거다. 하지만 앞날을 길게 봤을 때 이런 모습들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음반의 전체적인 색깔은 앨범 나오기 전까진 구체적으로 말하고 싶지 않다. 결과물로만 보여드리는 게 맞는 거 같다. 음반은 ‘링가링가’ 외에 1곡 정도를 더 공개한 뒤 내년쯤 발표될 것 같다”
-지난 음반들과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이 있다면.
“지난 앨범들은 뮤지컬의 느낌도 나고 안무의 경우 디테일하게 챙겨야 할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2집에선 좀 더 자유로운 퍼포먼스를 보여줄 생각이다. ‘느낌’을 줄 수 있는 트렌디한 춤을.”
-데뷔한 지 8년째가 됐다.
“아직까지는 잘해오고 있는 거 같다. 쉬지 않고 일했는데, 이게 내가 원한다고 해서 가능한 게 아니다. 운이 좋았으니 그만큼 일할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한다.”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YG)의 터줏대감으로 소속사의 성장을 가까이서 지켜봤는데.
“YG가 성장하는 ‘히스토리’에 저희가 있었다는 것, 그걸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하면 기분이 묘하다. 과거엔 YG에서 서로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옥(서울 합정동 소재)에 가면 아는 사람보단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YG가 진짜 ‘회사’가 된 것 같다.”
-쉴 때는 주로 뭘 하면서 지내는 편인가.
“주로 스튜디오에서 친한 형들과 논다. 집에 가면 영화도 많이 보는 편이다. 과거엔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했는데 요즘엔 별로 안 한다. 대신 요가를 배운다. 춤에도 굉장히 도움이 되는 거 같다. 요가의 어떤 동작을 할 때는 힘들어서 눈물이 날 때도 있다(웃음). 하지만 요가를 하면서 몸이 더 유연해진 느낌이다.”
-연습벌레로 유명한데.
“예전엔 무대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연습했다. 하지만 지금은 마음 자세가 달라졌다. 정말 춤추고 노래하는 게 좋아서 연습한다. 마음속에서 진실로 우러나오는 기쁨이나 여타 감정을 표현해낼 줄 아는, 그런 단계에 접어든 것 같다.”
-YG의 신인 서바이벌 프로그램 ‘후 이즈 넥스트:윈(WHO IS NEXT:WIN)’(Mnet)에서 연습생들을 가르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프로듀서로서 활동할 계획도 있나.
“프로듀서가 되고 싶다는 욕심은 없다. 내가 잘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싶다. ‘윈’에서 연습생들을 가르치면서 정말 힘들었다. 누군가를 가르치고 조언하는 걸 어려워하는 성격이다. 확실히 그런 쪽은 지용이가 정말 잘하는 것 같다. 지용이는 프로듀싱을 맡이 해봤으니까.”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
“내 주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