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국이 사실상 모두 가려졌다. 본선 32개국 가운데 30개국이 진출을 확정했고 2개국은 진출이 유력하다. 2개국의 경우 상대적 약체와 마지막 승부만 앞둔 만큼 이변이 없는 한 본선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조 추첨식은 다음달 7일 오전 1시 브라질 바이아주 코스타도사우이페에서 열린다. 조 추첨은 결승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의 대진표에 영향을 끼친다. 조별리그의 상대에 따라 대회 성적이 바뀌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조 추첨식은 중요한 행사일 수밖에 없다.
톱시드 포트가 사실상 2개… 거기에 ‘프랑스 지뢰’까지
월드컵은 본선 진출 32개국이 4개국씩 8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조의 상위 2개국이 16강전부터 토너먼트를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조 추첨은 본선 진출 32개국을 4개국씩 묶어 8개조로 나누는 작업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0월 기준 상위 랭킹 7개국인 스페인, 독일,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우루과이(미확정), 벨기에, 스위스와 개최국인 브라질을 톱시드인 첫 번째 그룹(포트1)으로 묶었다. 우루과이가 본선 진출에 실패할 경우 네덜란드가 톱시드로 올라간다. 우루과이가 오는 21일 오전 8시 수도 몬테비데오에서 열리는 아시아·남미 플레이오프 2차전 홈경기에서 요르단에 여섯 골을 내주고 패하지 않는다면 현재의 톱시드에는 변함이 없다.
문제는 전통의 강호들이 톱시드를 대거 놓치면서 발생했다. 이탈리아, 잉글랜드, 네덜란드, 포르투갈은 유럽 8개국을 묶은 네 번째 그룹(포트4)를 형성한다. 사실상 톱시드 포트가 두 개로 늘어나는 셈이다.
FIFA 랭킹에서 유럽의 본선 진출국 가운데 최하위(21위·10월 기준)인 프랑스는 세 번째 그룹(포트3)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경우 프랑스는 나이지리아와 카메룬, 가나, 코트디부아르, 알제리 등 아프리카 5개국과 칠레, 에콰도르 등 남미 2개국을 담은 포트3에 들어간다. 포트3에 ‘지뢰’ 한 개를 심게 되는 셈이다.
프랑스는 유럽 예선에서 스페인을 만나고 플레이오프에서 우크라이나와 대결하는 등 대진 추첨의 불운이 겹쳐 조명을 받지 못했지만 전력에서는 톱시드로 손색이 없다. 본선 조 추첨식에서 프랑스가 편성되는 조는 ‘죽음의 조’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일본과 호주, 이란 등 아시아 4개국과 미국과 코스타리카, 온두라스 등 북중미 3개국을 담은 두 번째 그룹(포트2)에 담겼다. 포트2의 남은 한 자리는 오후 3시 뉴질랜드 웰링턴에서 열리는 멕시코와 뉴질랜드의 북중미·오세아니아 플레이오프 2차전의 최종 승자가 채우게 된다. 1차전 홈경기에서 5대 1로 대승한 멕시코의 낙승이 예상된다.
최악과 최선의 시나리오
조 추첨의 포트가 현재의 상태에서 변하지 않을 경우 월드컵 사상 최악의 조 편성이 나올 수 있다.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톱시드 가운데 브라질, 아르헨티나, 스페인, 독일 중 하나를 만나고 포트3에서 프랑스를, 포트4에서 이탈리아, 잉글랜드, 네덜란드, 포르투갈 가운데 하나를 만난 경우로 압축할 수 있다.
이 중에서 브라질과 프랑스, 이탈리아와 한 조로 묶일 때 최악의 결과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우승국인 스페인과 준우승국인 네덜란드를 프랑스와 같은 조를 형성해도 최악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최선의 시나리오도 존재한다. 지난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대 1로 격파한 스위스나 20일 안방에서 일본에 2대 3으로 패한 벨기에는 톱시드 국가들 가운데에서는 그나마 싸워볼 만한 상대들이다.
포트3에서 알제리와 나이지리아, 포트4에서 그리스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등 아프리카와 유럽의 중상위권 국가를 만나면 최선의 조 추첨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우리나라가 한 번씩 이긴 스위스와 그리스를 알제리와 함께 만나면 16강 진출에 청신호를 밝힐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