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펠레가 “브라질에 불리한 추첨을 하고 싶지 않다”면서 오는 7일 브라질 바이아주 코스타도사우이페에서 열리는 본선 조 추첨식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5일 보도했다.
펠레는 2002년 한일월드컵과 2006년 독일월드컵 조 추첨식에 참가했다. 1950년 대회 이후 반세기를 넘겨 월드컵 개최권을 다시 확보한 브라질에서 펠레는 상징적인 인물이다. 1957년부터 브라질대표팀으로 차출돼 1958년 스웨덴월드컵에서 최우수신인상을 수상했다. 1970년 멕시코대회까지 네 번의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은퇴 후에는 브라질 체육부장관을 지내기도 했다.
월드컵을 앞두고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언급한 국가마다 조기 탈락하거나 사건에 휘말린 이른바 ‘펠레의 저주’로도 유명하다. 펠레는 현역 선수로 출전해 자국의 우승을 예상했으나 사상 최악의 성적(1승2패)으로 탈락한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을 시작으로 거의 모든 대회에서 우승국을 맞추지 못했다.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는 우승후보로 지목한 콜롬비아가 조기 탈락하고 자책골을 넣은 수비수가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펠레가 적중한 우승국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의 스페인이 유일하다.
세계 축구팬들도 이를 의식한 듯 “펠레의 조 추첨식 불참 입장은 사실상 자신의 저주를 인정한 것”이라며 흥분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축구팬들은 “브라질은 물론 어떤 국가도 펠레의 손으로 뽑히고 싶지 않을 것”이라거나 “1950년대 후반 전성기를 보낸 뒤 조국에서 처음 맞은 대회에서 브라질의 우승을 염원하는 진심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