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발 KTX 법인 설립… "민영화 아니다" "못믿겠다" 평행선 대치"

"수서발 KTX 법인 설립… "민영화 아니다" "못믿겠다" 평행선 대치"

기사승인 2013-12-16 02:29:01

전국철도노동조합의 파업이 최장기 파업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

철도노조가 “수서발 KTX 법인에 대한 철도운송사업 면허 발급을 중단하라”고 요구하자 정부는 “면허 발급을 검토하겠다”고 맞서는 등 갈등의 골만 더욱 깊어지고 있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15일 대국민 담화문에서 “수서발 KTX 법인 설립에 대해 아무리 설명을 해도 노조는 무조건 민영화라고 우기고 있다”며 “KTX 법인은 민간 회사가 아니라 혁신을 시작하는 코레일의 자회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출범 사무실도 본사 안에 두고 대표이사도 코레일 상임이사 중 한 명을 임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연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열린 관계부처 긴급 차관회의에서도 “법인 설립은 민영화가 아니고 앞으로 민영화할 의사가 없음에도 철도노조에서 민영화 주장을 계속 제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철도노조는 여전히 민영화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최은철 철도노조 대변인은 “우리는 아직도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이 민영화의 시발점이라는 입장으로 정부가 의혹 해소는 하지 않은 채 철도노조의 파업을 정치 파업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특히 정부의 대규모 직위해제 등으로 철도노조를 동정하는 여론이 적지 않은 것도 파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철도노조가 2009년 최장기 파업 당시 사실상 ‘백기 투항’하며 파업을 중단한 것은 파업 장기화에 따른 여론 악화 때문이었다. 최 대변인은 “철도노조는 지속적으로 민영화와 관련된 파업의 정당성을 주장해 왔고 국민들이 거기에 대해 이번에는 호의적으로 판단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양측은 13일 실무교섭 후 접촉이 끊겼다. 코레일이 “파업 철회 없이 교섭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정부가 면허 검토까지 들어가면서 극적인 타협 가능성도 낮아졌다. 이에 따라 정부가 ‘믿어 달라’는 말에 앞서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민영화 의심을 확실하게 걷어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주당 박수현 의원은 “민영화 여부는 말로 담보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법적·제도적 장치를 통해 믿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레일은 지난 9일 파업 이후 7978명을 직위해제하고 194명을 고소한 만큼 장기화에 따라 더 강력한 징계를 할 가능성도 있다. 1만1588명을 징계하고 169명을 해고한 2009년에 비해 해고 숫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속보유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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