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악화설과 장성택 처형 충격설, 사실상 실각설 등 신변에 이상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김경희가 이번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 장성택 숙청의 명분과 당위성을 과시하는데 유리하다”며 “김경희의 건강상태가 심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비서의 건강악화설은 지난 2월 19일 김 비서가 쓰러진 후 혼수상태에 있다는 설이 돌았으며, 최근에는 치매설까지 나오고 있다. 김 비서는 장성택과의 불화, 프랑스에서 유학중이던 딸 장금송의 2006년 자살 사건 등으로 우울증과 심한 알콜중독 증상을 보였고 간경화로 치료를 받기도 했다.
장성택 처형의 충격으로 참석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김 비서가 장성택과 사이가 좋지 않아 별거해왔지만 함께 김정은 정권 출범을 도와온 남편의 처형에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사실상 실각상태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김진무 박사는 “장성택 처형은 김정은 가계의 친위쿠데타”라며 “김정은의 형제들이 김정일 시대 인물들을 무력화시켰고 김 비서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 비서가 지난 15일 사망한 김국태 노동당 검열위원장의 장의위원 명단에 6번째로 이름을 올리기는 했지만 실권은 없는 상태라는 설명이다. 김 제1비서가 아버지의 혈육인 고모마저 내치는 ‘인륜을 거스리는 모진 독재자’라는 이미지를 우려해 김경희의 지위를 인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어쨌든 예전의 위상을 누리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김 제1비서의 부인 이설주가 이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가 이설주의 공개행사 참석을 보도한 것은
지난 10월 16일 평양에서 러시아 21세기관현악단 공연관람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이설주는 지난해에도 추모식에는 참석하지 않았으나 금수산태양궁전은 참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