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막힌 ‘시험의 신’… 수재 대학생들 ‘막가는’ 부정행위

기가막힌 ‘시험의 신’… 수재 대학생들 ‘막가는’ 부정행위

기사승인 2013-12-18 15:10:00

[쿠키 사회] 교수조차 놀랄 만큼 높은 시험 점수를 받으며 ‘시험의 신’ 행세를 하던 대학생이 교수실에서 몰래 시험문제를 빼돌리다 발각됐다. 시험점수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점을 수상히 여긴 교수가 몰래 카메라를 교수실에 설치하면서 범행이 드러났다.

18일 제주대에 따르면 수의학과 본과 3학년 김모씨는 최근 교수실에 몰래 들어가 시험문제를 휴대전화로 찍었다가 유급조치를 받았다.

학교측은 김씨가 담당 교수실에 몰래 침입해 컴퓨터에 있는 시험 문제를 휴대전화로 불법 촬영하는 모습이 담긴 CCTV를 확인했다.

김씨는 ‘시험의 신’으로 통했다. 1학년 1학기까지는 평범했는데 1학년 2학기부터 갑자기 성적이 치솟았다. 전체 평균점수가 50~60점에 불과한데 김씨는 종종 100점을 받으며 과 수석을 독차지했다. 교수들은 “학과 역사상 유례가 없는 점수”라고 놀라워했다.

하지만 너무 높은 점수를 연달아 받은 게 화근이었다. 수백 페이지의 책을 통째로 외워야 받을 수 있는 점수가 계속 나오자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한 교수가 연구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고, 교수실에 몰래 들어온 김씨가 컴퓨터에서 시험문제를 휴대전화로 찍는 장면이 포착됐다.

학교측은 교수회의를 열고 김씨에게 3학년 1학기 전 과목 F학점 처분을 내렸다. 학생들이 경미한 징계라며 무기정학 이상의 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피켓 시위를 벌였지만 처분 수위는 변하지 않았다.

앞서 연세대 로스쿨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이 학교 로스쿨생 최모(24)씨는 지난 10일 오후 9시쯤 한 교수 연구실에 몰래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간 뒤 컴퓨터 화면을 다른 컴퓨터에서도 볼 수 있도록 하는 해킹 프로그램을 설치하려다 경비 업체 직원에게 적발됐다.

경비 업체 직원은 늦은 시간 학생이 교수 연구실에 들어가는 것을 수상하게 여겨 문을 열었고 최씨는 캐비넷 속에 숨어 있다 붙잡혔다. 학교 측은 최씨가 기말고사 시험문제를 빼내기 위해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보고 최씨의 이번 학기 성적을 모두 F처리했다.

네티즌들은 수재들의 잇단 범행에 황당해하고 있다. 인터넷에는 “좋은 머리로 공부할 생각은 안 하고 부정행위할 생각만 하다니, 한심하다”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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