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케이블 채널 tvN ‘더 지니어스 2: 룰 브레이커’(이하 더 지니어스 2)에 대한 시청자 원성이 거세다. 그동안 출연자간 친목에 의해 게임이 좌지우지 되는 경우가 발생한 불만이 폭발한 모양새다.
11일 방송된 더 지니어스 2 6화에서는 ‘독점 게임’이 메인 매치로 진행됐다. 이 게임은 8가지 자원 카드와 폭탄 카드로 구성된 총 64장의 카드 중 같은 종류의 카드를 모아 먼저 독점하면 승리하는 방식이다. 출연자들은 서로 카드를 교환하며 자신의 패를 유리하게 만들어가야 하는데 이 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 게임에서 주어진 신분증이었다.
문제는 ‘방송인 연합’으로 합세한 은지원과 조유영이 ‘비방송인’ 이두희의 신분증을 감추면서 시작됐다. 이두희는 6시간이 넘는 녹화시간 동안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게임 참여에 필수적인 신분증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결국 꼴찌가 되어 탈락자를 가리는 데스 매치를 치렀다. 이두희는 여기서도 계속되는 ‘방송인 연합’의 거짓과 배신에 속아 최종 탈락했다.
시청자들은 분노했다. 방송을 본 한 시청자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재미로 본 예능 프로그램에 '작은 사회'가 있었다. 치졸하고 추악했다. 비정한 현실 세계의 모습을 꼭 닮았다”고 말했다. 단순히 두뇌 게임을 즐기려던 시청자들은 애써 외면하고 싶던 우리 사회의 모습에 당혹했다.
또 다른 시청자는 “친목으로 뭉친 다수가 한 명의 약자를 정해 몰아가며 농락하는 행위는 마치 현실의 ‘왕따’ 현장을 연상케 했다. 괴롭힘 후 주동자들은 상처받은 피해자를 위선으로 회유했다. 피해자는 상대를 용서하고자 했지만 돌아온 것은 또 한 번의 사기였으며, 마지막 믿음의 대가는 최종 배신이었다”고 시청소감을 밝혔다.
일련의 상황들을 지켜본 이들이 느낀 허탈감은 엄청났다. 네티즌들은 “‘더 지니어스 2’ 방송에서 ‘내 편이 아니면 배척하는 사회’ ‘자신의 이익과 성공을 위해 타인을 짓밟는 사회’ ‘인간에 대한 신뢰는 힘이 없는 사회’를 보았다”며 씁쓸해했다.
게임 내 정당한 상황에서의 음모와 배신은 용인될 수 있다. 그것이 '더 지니어스 2'의 룰이다. 하지만 플레이어 한 명을 무력화시킨 채 계속 게임을 진행한 것에는 분명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더 지니어스 2’측은 방송 후 거센 비난에 대해 “절도와 관련된 규칙은 정해진 것이 없다”며 은지원의 행동은 룰 위반이 아니므로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시청자 여론은 여전히 뜨겁다. 공식 홈페이지를 비롯하여 관련 갤러리나 포털 사이트 등에 비난 글이 쇄도하고 프로그램 폐지 서명운동까지 이어지고 있다. 또한 녹화 당시 ‘피해자’ 이두희가 데스 매치에서 은지원의 최종 배신으로 큰 충격에 빠져 눈물을 보이다가 결국 기권했다는 뒷이야기가 전해지면서 비난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이두희는 녹화 막바지에 “제가 사업에서도 배신을 여러 번 당했거든요 사실. 크게 두 번 당했어요. 후배한테 몇 천만 원도 뜯겨보고 제가 만들었던 회사에서 잘려도 봤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사람이 약해지고 내가 바뀌는 게 너무 싫어서”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개인인터뷰에서 “잘못이 있다면 제가 사람을 너무 믿은 것이고, 근데 사람을 믿은 건 잘못이 아니잖아요”라며 울먹인 이두희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먹먹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