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복수의 워싱턴 소식통에 따르면 아베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 외무성 부대신이 13일부터 국무부와 의회, 싱크탱크 인사들을 만나 신사 참배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있으나 미국 조야의 반응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기시 부대신은 15일 윌리엄 번스 국무부 부장관과 회담 뒤 일본 특파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회담의 성과를 묻는 질문에 뚜렷한 대답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일본 교도통신도 ‘일본 정부 고위급 각료와 여당 의원 등이 잇따라 방미해 참배에 대한 이해를 얻으려고 안간힘을 썼으나 사태 수습에는 이르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도 “아베 총리에 실망했다. 일본은 독일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고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이 전했다. 이날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박 의원을 면담한 자리에서 “독일이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기 때문에 나는 독일인들을 좋아하고 지금도 많은 친구들을 갖고 있다”면서 “아베 총리의 행동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아베 총리의 우경화 행보로 인한 동북아 지역의 과거사 갈등과 관련, 대화를 통한 해결을 거듭 촉구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중·일 갈등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지속적으로 대화를 권고한다”면서 “모든 당사국에 도발적인 행동을 삼갈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과 이웃국가들의 관계 개선을 위한 미국 정부의 노력에 대해 “이는 분명히 중요한 우선순위이고, 그동안 우리가 수없이 공개적으로 밝혀왔던 사안”이라며 “우리의 입장은 명확하고 바뀌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직후 성명을 통해 “일본은 미국의 소중한 동맹국이자 우방”이라면서도 “실망스럽다”고 밝혔던 것을 재확인한 것이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