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따라 내려와 서해안고속도로 타고 퍼졌나…AI 감염경로 미스터리

철새 따라 내려와 서해안고속도로 타고 퍼졌나…AI 감염경로 미스터리

기사승인 2014-01-19 16:27:00
[쿠키 사회] “철새 비행경로를 따라 내려와, 서해안고속도로를 따라 퍼졌나?”

전북지역 세 곳의 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고 인근 저수지에서 철새인 가창오리가 떼죽음을 당한 가운데 AI 감염 경로와 확산 진로에 촉각이 쏠리고 있다.

먼저 가창오리 1000여 마리가 한꺼번에 숨진 채 발견되자 AI가 철새를 타고 내려오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 여기에 발병 농장과 철새 저수지가 모두 서해안고속국도와 인접해 있어 AI가 고속도로를 타고 북상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방역당국은 전북 고창과 부안의 오리농가, 철새가 떼죽음한 동림저수지 등 3곳의 역학관계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이들 농가와 저수지는 모두 공교롭게도 군산 하구둑∼부안 줄포만∼고창 동림저수지 등으로 이어지는 전북지역 겨울 철새의 주요 비행경로에 들어 있다.

가창오리가 이번처럼 한꺼번에 죽은 채 발견된 것은 국내서 처음이다. 아직은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A1 감염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초 발병한 고창의 오리농장 위로 지난 6∼7일 가창오리 떼가 수차례 무리지어 날아다닌 것으로 목격돼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가창오리의 집단폐사 원인이 AI로 밝혀진다면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AI에 대한 내성이 강한 가창오리가 떼죽음 당할 정도면 바이러스 독성이 그만큼 강하다는 의미다. 더구나 가창오리의 이동거리가 길어 어디가 종착역이 될지 가늠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철새 이동 경로로 알려진 군산∼고창∼부안 등 3개 시·군에는 닭 140여 농가(738만여 마리), 오리 180여 농가(152만여 마리)가 밀집돼 있다. 자칫 방역망이 뚫려 AI바이러스가 확산하면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

가창오리는 러시아 레나강에서 시베리아 동부 등에 주로 분포하고 있다. 전 세계 가창오리 가운데 90% 이상이 한국을 찾아오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 됐다. 매년 11월쯤 금강 하구와 고창 동림저수지, 해남 고천암호 등으로 내려와 겨울을 나고 이듬해 봄에 북상한다. 이번에 떼죽음이 발견된 동남저수지에는 10만 마리 이상 운집해 있다.

여기에 발병 지역이 모두 서해안고속국도와 인접해 있는 것도 눈길을 끌고 있다.

최초 발병한 고창군 신림면과 철새가 떼죽음한 저수지, 2∼3차로 발병한 부안군 줄포면이 일직선으로 서해안고속도로변에 놓여 있다. 직선거리로 모두 10.3㎞내에 있다. 주변 농가들이 가축을 실어 나를 때 이 도로를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사람이나 차량을 통해 AI가 널리 퍼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호남지역에 사상 처음으로 가축과 차량 등의 ‘일시 이동중지 명령’이 내려졌지만, 이미 AI가 고속도로를 타고 전국으로 확산되지 않았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서해안 철새 이동로는 물론 고속도로 주변의 가금류 농가에 대한 예방방역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북도 방역 전문가는 “고창과 부안 건을 볼 때 일단 도내 철새이동 경로와 고속도로 주변농가의 전염 우려가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 부분에 맞춰 방역계획 등을 다시 세우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창=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김용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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