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114는 올 들어 17일까지 서울의 누적 전셋값 상승률이 0.47%로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0.35%)보다 0.12% 포인트 높았다고 19일 밝혔다. 서울은 3주동안 주 단위로 각 0.1%, 0.15%, 0.15% 오르면서 전국 상승률(0.04%, 0.07%, 0.06%)과 큰 격차를 보였다. 한국감정원이 13일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지난해 말과 비교해 서울의 전셋값은 0.52% 상승했다.
서울의 전셋값이 높은 상승률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매물 부족이다. 19일 기준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신고된 전세 거래량은 모두 3464건이다. 하루 평균 거래량은 182건 정도다. 지난해 1월 하루 평균 거래량(280건)과 2012년 하루 평균 거래량(220건)에 비해 전세 거래가 크게 줄었다. 매물이 귀해진 탓이다.
월세 전환 등으로 전세 공급 자체가 줄고 있지만 수요는 그만큼 줄지 않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정부의 각종 규제 완화책에도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 않아 선뜻 매매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방학을 맞아 학군 수요가 겹치면서 전셋값이 들썩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전세난이 지속된 영향으로 봄 이사철을 앞두고 매물을 선점하려는 수요가 나타나면서 상승폭이 확대됐다. 매물이 품귀 현상을 보이자 지역에 따라 웃돈을 주고서라도 매물을 확보하려는 경우도 있다.
서울의 전셋값 상승은 수도권으로 확대되고 있다. 서울에서 전세를 구하지 못하는 ‘전세 난민’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면서 동반 상승 흐름을 보이는 것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7일 기준으로 경기도 분당이 전주에 비해 0.05% 오른 것을 비롯해 과천(0.04%), 산본(0.03%), 고양(0.03%) 등의 전셋값이 상승했다.
전셋값 상승폭이 커지면서 ‘렌트 푸어’ 문제에 대한 우려감도 높아지고 있다. 전세금 대출 등으로 전셋값 인상분을 맞추다보니 가계부채 문제가 더 나빠질 수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학군 수요는 이달 중순쯤 되면 어느 정도 가라앉지만 봄 이사철 선점 수요가 늘면서 전셋값 상승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