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협회 통계에 따르면 21일 현재 국내 업체의 해외 수주액(계약 기준)은 35억9927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4억1926만 달러)보다 49% 증가했다. 지난해보다 공사 건수, 진출 국가, 진출 업체수가 모두 줄었지만 대규모 공사를 수주한 덕분에 전체 금액은 늘었다.
두산중공업이 베트남 빈탄4석탄화력 발전소를 14억9795만 달러에, SK건설이 이집트의 카본 홀딩스 에틸렌 프로젝트를 8억8864만 달러에 수주했다. STX중공업도 이라크 아카스 가스전 파이프라인 건설공사를 4억4900만 달러에 따내는 등 덩치 큰 공사계약을 여러 건 체결하면서 지난해보다 전체 수주 규모를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알제리에서 33억 달러가 넘는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를 눈앞에 두고 있어 금액은 껑충 뛸 전망이다. 이 프로젝트는 설계, 구매, 시공을 포함하는 일괄 턴키방식의 복합화력 발전소 건설 공사다. 국내 업체는 6개 사업지역 가운데 5개 사업지역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삼성물산, 대우인터내셔널·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 GS건설·대림산업 컨소시엄이 계약을 앞두고 있다.
알제리 프로젝트까지 감안하면 올 1월 해외건설 수주액이 70억 달러를 돌파한다. 186억 달러 규모의 UAE 원전계약을 따냈던 2010년(220억 달러)을 제외하면 1월 기준으로 가장 높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달 이후에도 국내 업체의 수주행진은 이어진다. 대형 플랜트 공사계약이 잇따라 대기하고 있다.
GS건설, SK건설,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4개 기업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라크 카르발라 지역에 하루 14만 배럴 규모의 액화석유가스(LPG) 등을 생산하는 정유 설비를 짓는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공사비만 60억4000만 달러에 이른다.
또 쿠웨이트 국영 정유회사 KNPC가 발주한 청정연료 생산공장 공사도 국내 업체의 수주가 유력한 상황이다. 120억 달러에 달하는 발주금액 중 국내 건설사 지분은 70억 달러 정도다. 쿠웨이트는 140억 달러 규모의 신규 정유공장 건설 공사도 발주 예정이라 국내 업체의 추가 수주도 가능하다.
정부와 해외건설협회는 대형 프로젝트에서 예상대로 계약을 따내면 올해 목표인 720억 달러(76조7100억원) 달성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내다본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중동 지역의 경우 세계 경기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아 돌발 변수가 없는 한 목표 달성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