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경기도의 한 기숙학원에서 학부모 수십 명이 학생들 사이에서 번진 피부병 옴을 학원이 숨기고 방치했다고 주장하며 밤샘 항의를 벌였다.
하지만, 학원측은 학생이 증상을 호소하자마자 필요한 조치를 모두 취해 '은폐'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하고 있다.
23일 오후 10시부터 A기숙학원에 중·고등학생 학부모 100여명이 찾아와 자녀가 옴에 옮았다며 항의했다. 24일 자정이 넘도록 30여명의 학부모가 건물 1층 로비에 남아 학원 관리자의 책임 있는 설명을 요구했다.
이들은 기숙학원이 전염병 발생 사실을 알면서도 1주일이 넘도록 숨겼으며 부모와 전화하게 해달라는 학생들의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에 진학하는 아들을 둔 최모(60)씨는 연합뉴스에 "규정상 기숙사에서는 휴대전화를 소지하지 못하는데 몰래 가지고 있던 한 학생 덕분에 어제 아들이 간신히 집으로 연락해 사실을 알게 됐다"며 "1주일 전 한 학생이 옴 판정을 받았음에도 학원 관리자들이 이를 숨겼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유명 기숙학원이기에 믿고 아들을 맡겼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며 "이미 수십 명의 학생이 치료를 받으러 인근 병원으로 갔지만, 아직도 학원 측은 제대로 된 설명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아들(18)은 "며칠 전부터 얼굴과 팔 부위가 간지러웠다"며 "한 학생이 설악산 다녀오고 나서 옴에 옮아서 온 것 같은데 선생님들이 별거 아니라고 하다가 갑자기 많은 학생에게 번지기 시작하니까 이렇다 할 설명 없이 자주 씻으라고 만 했다"고 설명했다.
학원측은 그러나 학부모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한다.
학원 관계자는 "21일 밤 처음 학생 1명이 '피부가 간지럽다'고 얘기했고 곧바로 병원에 데려갔지만, 확진을 받지 못했다"며 "다음날 다시 병원에 데려갔더니 옴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